봄의 불청객..'춘곤증' 원인은?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 2012.03.10 12:00

[이지현기자의 헬스&웰빙]춘곤증은 겨울 생체리듬 바뀌기 때문..

죽은 줄 알았던 고목에서 초록빛 새순이 돋아나는 봄이다. 꽁꽁 얼었던 대지에서 새 생명이 피어나는 봄은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금 깨우치게 한다.

하지만 봄은 우리 몸에 결코 녹록한 계절만은 아니다. '생명의 계절'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봄철엔 각종 질병이 많이 생긴다. 평상시 괜찮았던 병이 되레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실제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연보에 따르면 봄은 고혈압과 심장병, 호흡기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계절이다.

◇체온 변화 많아 만성 질환 사망 급증=김미영 한림대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봄철 건강악화의 주 원인으로 생체리듬의 급격한 변화를 지적한다.

대다수 사람들은 날씨가 풀리면 '춘곤증(春困症)'이라는 피로증상을 경험한다. 충분히 자도 졸음이 쏟아지고, 식욕이 떨어지며, 몸이 나른하다면 한번쯤 춘곤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춘곤증은 우리 몸이 주위 환경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밤이 길어 웅크리며 지냈던 겨울이 지나고, 낮 시간이 길어지는 봄으로 넘어가면서 우리 몸은 큰 변화를 맞는다. 입는 옷이 얇아져 체온 변화가 커지고, 활동량이 많아져 에너지 소비량도 늘어난다.

이런 외부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 몸은 속으로 바쁘게 움직인다. 체온보호를 위해 피부와 근육, 혈관의 수축과 이완을 자주 반복하는가하면 심장박동도 바뀐다.

각종 변화를 조절하기 위해 호르몬 분비도 활발히 진행된다. 따라서 별로 힘든 일을 하지도 않아도 몸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이 같은 신체 부담 때문에 병이 더 깊어지고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겨울동안 운동량이 부족하고 피로가 많이 누적된 사람들에게 춘곤증은 더욱 심하게 찾아온다. 스트레스가 많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도 춘곤증을 견디기 힘들다.

김 교수는 "올해처럼 경제상황이 어렵고, 스트레스가 많은 때에는 봄철 춘곤증이 더욱 심각하게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만이라도 과음이나 흡연을 삼가고 절제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잠자는 시간을 7~8시간 정도 충분히 가져야 만성피로감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종 호흡기 질환 환자 늘어=봄에는 겨울보다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많은 사람들이 감기는 겨울에 많이 걸리는 병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봄이나 가을과 같은 환절기에 감기가 더 기승을 부린다. 바이러스 감염이 주 원인인 감기는 기온이 오르고 신체 저항력이 떨어질 때 더 쉽게 걸리기 마련이다.

특히 알레르기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꽃이 피기 시작하면 여러 가지 꽃가루 때문에 질환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알레르기성 비염, 결막염, 천식을 앓는 사람들에게는 봄은 고통의 시간이다. 알레르기 질환은 완치가 힘든 만큼 한동안 괜찮던 사람들도 봄이 되면 병이 재발하는 악순환을 겪는다.

봄이면 몇 차례씩 찾아오는 황사도 호흡기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만성기관지염이나 폐기종과 같은 폐질환이 있는 사람은 봄철 황사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 같은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개인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나들이 후엔 반드시 손을 씻고 황사가 심할 땐 외출복은 바로 갈아입는 것이 바람직하다. 알레르기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꽃가루가 심하게 날릴 땐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감기 바이러스는 건조한 점막에 잘 침투하는 만큼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건조한 기후, 피부 질환 악화돼=건조한 날씨가 많은 봄에는 피부 역시 몸살을 앓는다. 박천욱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등 습진 피부를 갖고 있거나 당뇨 등 내과 질환 환자, 노인 등은 피부가 건성으로 바뀌기 쉽다"고 말했다.

따라서 수분 공급에 신경 써야 한다. 얼굴을 씻거나 샤워할 땐 피부온도보다 약간 낮은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피부 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자극성이 낮고 보습에 도움을 주는 비누를 사용해야 한다. 보습 로션도 묽은 것과 짙은 것을 구분해 써야 효과적이다. 너무 잦은 목욕은 피부 지질 성분을 줄여 피부를 건조하게 하므로 피해야 한다.

사우나에서 지나치게 땀을 빼거나 때 수건으로 피부의 때를 벗겨내는 것도 피부 건강에는 좋지 않다. 샤워는 되도록 간단하게 하고, 샤워 후에는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 각질층의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천욱 교수는 "낮 시간 동안 활동시간이 증가하면서 피로가 누적되면 피부가 급격히 노화하기도 한다"며 "영양결핍을 초래해 피부 탄력과 윤기가 없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충분한 휴식과 영양공급이 필요하다. 피부 건강을 생각한다면 평소 물을 많이 마시고 자극성 강한 음식이나 술, 담배를 피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정신적 안정을 유지하며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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