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과열' 강남역 오피스텔 수익성 "빨간불"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2.03.05 06:00

3.3㎡당 1700만원대 분양가 "연4% 도 어려워"…"기존 오피스텔 매입후 임대가 더 유리"

#대기업에 다니다 최근 은퇴한 김상철씨(가명·57)는 퇴직금을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생각으로 강남역 인근 오피스텔을 염두에 뒀지만 실제 강남역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를 돌아보고 나서는 청약을 포기했다.

분양을 받고서도 1~2년 후에나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는 데다 분양가가 높아 기대한 수익률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차라리 이미 입주한 오피스텔을 매입해 임대하는 편이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최근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과열양상을 나타내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고분양가와 공급과잉, 세제혜택 배제 등으로 임대수익률이 예상보다 낮을 수 있어서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분양한 '강남역 쉐르빌'은 평균 26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효성이 역삼동에서 공급한 '강남 효성 인텔리안 더퍼스트'도 평균 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뜨거운 청약열기와 달리 현지 부동산중개업계를 중심으로 강남역 일대 오피스텔의 고분양가 등으로 인한 수익률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강남역 쉐르빌'은 3.3㎡당 1680만~1720만원대, '강남 효성 인텔리안 더 퍼스트'는 1733만~1790원대의 분양가를 나타냈다.

 이를 테면 분양가격이 3억1859만원인 '강남역 쉐르빌'의 전용 27.74㎡를 은행대출 1억2000만원(LTV 40% 적용, 연 4.5%)을 끼고 분양받아 연간 5%대 임대수익을 얻기 위해선 보증금 1000만원에 최소 월세 138만원을 받아야 가능하다.

 인근 오피스텔 시세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100만원 수준에 불과한 데다 신축 오피스텔이라고 하더라도 월 120만원을 받기도 빠듯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월세 120만원을 받더라도 '강남역 쉐르빌'의 예상 실질임대수익률은 4.01%에 불과하다. 100만원밖에 받지 못한다면 연간 수익률이 2.86%로 뚝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강남역 일대의 경우 주택거래 신고지역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분양된 오피스텔은 취득세 감면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과 최근 강남권에서 오피스텔 공급이 급증한 데 따른 공실 증가 가능성 등도 수익성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여기에 분양 이후 실제 입주까지 필요한 금융비용, 입주 이후 빌트인가전 등의 감가상각 등까지 감안하면 수익률이 더 나빠질 수도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면 26㎡를 2억원에 매입할 수 있는 인근 서초동 '한화오벨리스크'의 경우 같은 조건이라면 100만원만 받아도 연간 6.55%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매입 즉시 임대수익이 발생한다는 점도 분양물량보다 유리한 점이다.

다만 신규분양에 비해 임차인의 선호도가 떨어져 공실률이 상승할 우려가 있고 임대주택에 대한 지방세 면제나 감면혜택이 신규분양에만 해당된다는 점 등은 감안해야 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최근 분양된 강남권 오피스텔은 고분양가로 인해 수익률 4%조차 기대하기 힘들다"며 "어차피 임대수요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신규분양보다 2억원대 기존 오피스텔을 매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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