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조원' 최고 갑부 "10대에 '이것' 팔다가…"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2012.03.03 06:00

[장윤호의 체인지업]야구는 이건희 회장보다 더 부자에게 사업의 기본을 가르쳤다

포브스(Forbes) 매거진이 발표한 2011년 세계 부자 순위를 살펴보면 1위인 세계 최고의 갑부는 우리가 별로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인물일 수도 있다. 세계에서 제일 부자(富者)가 누구냐고 물으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라고 대답하기 쉽다. 2위는 워렌 버핏이 떠오른다.

그런데 2011년 현재 세계 1위 부자는 카를로스 슬림 헬루와 그의 가족들(Carlos Slim Helu & family)이다. 믿기 어렵지만 그는 전 국민의 40%가 최저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멕시코 인이다.

↑세계최고부자의 야구사랑
카를로스 슬림 헬루 텔멕스 회장(왼쪽)이 2008년 멕시코 시티에 건립된 멕시코 최대의 텔멕스 스포츠 센터 개장식에 뉴욕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함께 참석한 모습이다. [카를로스 슬림 헬루 홈페이지 캡쳐]

포브스에 의하면 카를로스 슬림 헬루는 740억 달러(약 83조원, 이하 1달러 1,122원 환산)로 단연 1위에 올랐다. 2위인 빌게이츠는 560억달러(약 62조 9,000억원)였고 3위 워렌 버핏은 500억달러(56조1,400억원)로 뒤를 이었다.

지난 2007년 경만 해도 빌 게이츠와 카를로스 슬림 헬루, 워렌 버핏은 세계에서 3명 밖에 없는 ‘500억 달러 클럽의 트로이카’로 불리었는데 이제는 카를로스 슬림 헬루만 700억 달러 대로 도약하고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은 500억 달러 선에 머물러 있다.

카를로스 슬림 헬루는 멕시코 최대 전화 회사인 ‘텔멕스’와 미국의 ‘컴프 USA’, 인터넷 공급 업체인 ‘프로디지 인피니텀’ 등을 포함해 무려 220개가 넘은 기업들을 거느리고 있다.

주 사업은 ‘통신(telecom)’으로 분류된다. 레바논계인 그는 1940년 멕시코 시티에서 태어났다. 멕시코 국립자율대학(UNAM)에서 토목 공학을 전공한 후 25세에 창업했고 1990년 ‘그루포 카르소(Grupo Carso)’를 상장시켰으며 그 해 말 ‘텔멕스’ 입찰에 성공해 세계적 재벌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텔멕스는 미국에도 진출해 있고 브라질 과테말라 에쿠아도르 아르헨티나 등의 통신망도 잡고 있어 사실상 중남미 대륙을 평정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에는 빌 게이츠와 함께 공동 사업으로 스페인어 포탈 사이트(ProdigyMSN)을 출범시켰다. 그는 건강과 스포츠, 교육에 중점을 두고 필요한 곳에 지원을 하고 있고, 중남미의 빈곤을 구제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기부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멕시코인이지만 미 유력지인 뉴욕 타임스지 지분도 7.5% 가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그의 세계적인 위상은 대단한 것이 분명하다.

↑ 가장 비싼 '31억원짜리 야구카드'
야구 카드(baseball card)는 우리에게 생소한데 우표 수집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가장 비싼 야구 카드는 1909년 발행된 피츠버그 선수, 호너스 와그너 카드로 ‘야구 카드의 모나리자’라고 불린다. 최근 거래 가격이 280만달러(약 31억원 )였다. 피츠버그의 홈구장인 PNC 파크 정문 앞에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호너스 와그너의 동상이 서 있다.
카를로스 슬림 헬루는 지난 2007년 ‘USA 투데이’지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자신은 사업의 기본을 야구를 통해 배웠다고 밝혔고 이 내용이 5월 30일자에 게재돼 눈길을 끌었다.

공식적으로는 25세에 창업했지만 어린 시절 멕시코 시티에서 자신의 ‘첫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가판대에서 ‘야구 카드(baseball card)를 사서 그것을 되파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장사를 배웠다고 했다. 야구 카드 장사는 야구의 흐름과 선수들의 성장성, 선수들의 과거 경력과 미래 발전 가능성을 파악하고 예측해야만 좋은 상품을 고를 수 있고, 값을 올려 수요자에게 팔 수 있다.


카를로스 슬림 헬루는 야구 카드 장사를 통해 배운 요령과 밑천을 가지고 12살 나이에 주식과 채권 거래까지 시작했다.

카를로스 슬림 헬루는 매스컴에 등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 USA 투데이와 2시간 가까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인터뷰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그는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을 잘 사는 것이다. 나는 야구 카드를 사고 팔면서 수요와 공급의 원칙을 배웠고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의 매커니즘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에서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카드의 수는 많고 적고 차이가 난다.”며 이 또한 거래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당시 카를로스 슬림 헬루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를 제일 비싸게 파는 것에 집중하고 이를 위해 선수들의 성적 변화까지 치밀하게 정리 분석했다고 밝혔다.

카를로스 슬림 헬루는 2008년 11월30일 멕시코 최대인 ‘텔멕스 스포츠 센터’ 개장식에 뉴욕 양키스의 메이저리그 최고 몸값 선수인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함께 참석해 화제가 됐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팀은 뉴욕 앙키스이고 취미가 사무실에 앉아서 노트북에 야구 통계를 기록하는 것이다. 그는 배리 본즈의 기록도 모두 정리했다는데 스테로이드 복용이 밝혀진 후 어떻게 처리했을 지 궁금하다.

카를로스 슬림 헬루는 “많은 사람들에게 말이 중요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숫자가 모든 것을 설명한다”며 “야구가 숫자로 표시되는 기록 경기라는 사실이 사업과의 연관성이다”고 강조했다.

뜬금없이 왜 부자 얘기를 횡설수설하고 있는지 궁금해 할 수 있다. 1회 고의볼넷으로 기록을 조작하는 도박에 연루된 투수가 구속되자 일각에서 야구장을 마치 도박장처럼 호도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2007년 미 특파원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야구의 기록은 현존 세계 제1의 부자에게 장사의 기초를 가르쳤다. 야구 경기를 꾸준히 기록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700만 관중을 목표로 시즌 개막을 목전에 둔 야구를 도박과 연결시켜 명예를 훼손시키면 그 책임을 누가 질지 안타깝다.



장윤호는...
서울 중앙고등학교 시절 고교야구의 전성기를 구경했으나 그 때만 해도 인생의 절반을 야구와 함께 할 줄 몰랐다. 1987년 일간스포츠에 입사해 롯데와 태평양 취재를 시작으로 야구와의 동거가 직업이자 일상이 됐다. 한국프로야구 일본프로야구 취재를 거쳐 1997~2002년까지 6년 동안 미국특파원으로 박찬호의 활약과 메이저리그를 현장에서 취재하고 귀국한 후 일간스포츠 체육부장, 야구부장, 편집국장을 지냈다. 2003년 MBC ESPN에서 메이저리그 해설을 했고 2006년 봄 다시 미국으로 떠나 3년 동안 미 프로스포츠를 심층 취재하고 2009년 돌아왔다. 현재 국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스타뉴스(Starnews)' 대표, 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 야구발전연구원이사, 야구발전실행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2006년 3월 '야구의 기술과 훈련(BASEBALL Skills & Drills)'을 번역 정리해 한국야구 100주년 특별 기획으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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