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엘피다, 결국 파산보호 신청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홍혜영 기자 | 2012.02.27 19:30

"엔화 강세와 디램 가격 하락에 경영난" 3월 28일 상장폐지 수순

세계 3위 D램 제조사인 일본 엘피다가 27일 파산보호(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시장 점유율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들은 4480억 엔, 우리 돈 약 6조3000억원 규모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도쿄지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일본 내 제조업체 가운데 파산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사카모토 유키오 엘피다 회장은 이날 도쿄증권거래소(TSE)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의 엔화 강세와 D램 가격 하락은 엘피다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파산보호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엘피다는 지난해 D램 시황 악화 및 반도체 미세회로 공정전환 지연 등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올해 1분기에도 1000억엔 이상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렇듯 실적 악화로 경영난을 겪는 엘피다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것을 업계에서는 '예정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팀장은 "파산보호신청은 회사 망하지 않게 유예해달라는 요청이므로 엘피다가 회생 등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며 "문을 닫는 것보다 베스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엘피다는 일본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차입한 920억엔을 올해 4월까지 상환해야 한다. 때문에 정부 및 채권단과 채무상환 협상에 실패한 엘피다가 우선 파산보호신청을 통해 회생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엘피다는 파산보호신청을 한 후 자국 내 도시바와 함께 D램 업계 4위인 미국 마이크론 등과 합병 및 자금조달 등 방법을 보다 구체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엘피다는 내달 임시 주주총회 이전까지 이 업체들과 협상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한편 엘피다는 파산보호 절차에 따라 오는 3월 28일 도쿄 증시에서 상장 폐지된다.

TSE는 엘피다를 이날부터 다음달 27일까지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다음달 28일 상장폐지 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엘피다는 이날 도쿄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0.6% 오른 주당 334엔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태국 보트 침몰 순간 "내리세요" 외친 한국인 알고보니…
  2. 2 경매나온 홍록기 아파트, 낙찰돼도 '0원' 남아…매매가 19억
  3. 3 "아이고 아버지! 이쑤시개 쓰면 안돼요"…치과의사의 경고
  4. 4 민희진 "뉴진스, 7년 후 아티스트 되거나 시집 가거나…"
  5. 5 '수상한 안산 주점' 급습하니 PC 14대…우즈벡 여성 주인 정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