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종 "비정규직 4대보험 안돼" 한마디에…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2.02.28 08:13

[관가엿보기]국민 불신, 관료의 한숨②… 비정규직 '오해와 진실'

"비정규직이 무조건 4대 보험 가입된다고요? 그럼 저는 왜 가입이 안 돼 있는 거죠? 저처럼 비정규직인데 혜택 못 받고 있는 사람 많습니다. 정부 정책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얼마 전 기자가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받은 여러 건의 메일 내용이다. 머니투데이 22일자 기사('개콘 보던 공무원, 최효종 말에 당황해서… ' 참조)가 나가고 나서다. 기자는 당시 KBS2TV 개그콘서트에서 묘사한 비정규직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말한 고용노동부 공무원 얘기를 다뤘다. 개그맨 최효종이 TV를 통해 "비정규직은 4대 보험도 가입이 안 된다"고 했는데, 이 공무원은 "비정규직도 4대 보험 가입이 된다"고 항변했다는 게 요지다.

고용부에도 "비정규직이지만 4대 보험 혜택 못 받고 있다"란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이에 대해 고용부 고위관계자는 "비정규직도 4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반응이 안 좋을지 몰랐다"고 푸념했다. 특히 이채필 고용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기프로에서 관심 가져 주니 이왕이면 재미도 있고 도움이 되는 정확한 정보를 다루면 더 좋겠죠? 비정규직에게도 제도상으론 사회보험이 적용돼야 하는 분야임에도 원천적으로 포기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좀 아쉽다"고 글을 남겼다.

이처럼 비정규직에 대한 정부와 일반 국민의 인식차가 존재하는 이유는 뭘까. 사실 비정규직은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없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들은 통상 임시직 근로자(Temporary worker)를 비정규직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정규직 근로자를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를 비정규직이라고 한다. 다만 범위가 굉장히 넓다. 지난 2002년 7월 노사정 합의에 따라 △기간제 계약직 △시간제 계약직(통상근로자보다 근로시간이 짧은 근로자) △파견·용역 △특수형태 △가정내 △일일근로자 등 총 6개 유형으로 분류된다.

이 분류에 따른 비정규직은 599만5000명(2011년 8월 조사). 그런데 기업 규모가 작을 수록 비정규직 비율이 높았다.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전체 근로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17.2%(34만 명)였지만, 100인 미만 기업에선 38.8%가 비정규직이었다. 특히 전체 비정규직의 88.1%(535만 명)가 100인 미만 기업에 있었다.


문제는 이들 영세 사업장의 경우 고용보험 등 4대 보험 가입률이 낮다는 것. 지난해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52.1%였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은 26.2%에 불과했는데, 이 사업장 비정규직 155만 명 중 40만6000명 정도만 가입돼 있다는 것이다.

왜 이러는 걸까. 영세 사업장은 비용 부담 때문에 보험가입을 포기한다. 또 편의점 아르바이트처럼 잠깐 고용한 직원의 경우 곧 그만두기 때문에 보험 가입 필요를 못 느낀다. 심지어 고용주가 근로자를 회유, 서로 담합해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러다 보니 4대 보험 가입을 못한 비정규직이 많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고용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 관리 감독을 강화,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또 이달부터 일부 지역(안동시, 안양시, 전주시, 제주시, 청주시 등)에 있는 10인 미만 사업장엔 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 오는 7월엔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관병 고용부 고용차별개선과장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자신의 권리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정규직도 반드시 4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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