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계 뿔났다 "웹툰 검열 당장 멈춰야"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오민희 인턴기자  | 2012.02.27 14:22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윤태호 작가가 웹툰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유해매체 지정을 규탄하는 성명서를낭독하고 있다.ⓒ오민희인턴기자
만화계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웹툰(인터넷 배포 만화) 심의에 반발하고 나섰다.

'방심위 심의 반대를 위한 범만화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 정문 앞에서 방심위의 웹툰 유해매체 지정에 항의하는 거리 퍼포먼스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 유해매체로 지정된 작가들의 의견서를 방심위에 전달했다.

이날 방송회관 앞에는 강풀, 주호민, 윤태호, 전지석 등 유명 만화작가를 비롯해 한국만화가협회, 스토리작가협회, 일반 시민 등 수십 명이 모여 방심위의 웹툰 심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윤태호 비대위 위원장은 "폭력성 심의기준도 모호한 상태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부의 검열은 부당하다"며 "만화계와 논의조차 없이 일방적인 통보로 문화 콘텐츠를 잘못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네이버 웹툰의 '2011 미스테리 단편선'이 통째로 유해매체 지정예고를 받은 것도 "모호한 기준과 무작위 심의가 낳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르의 특성상 피를 흘리는 장면이나 일부 공포스러운 장면이 있을 수 있는데 통째로 뭉뚱그려 유해매체라고 지정했다"며 "방심위가 지정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정부 부처 간 웹툰과 만화를 보는 시각의 차이가 다른 점도 지적했다. 유해매체로 지정예고 받은 작 '더 파이브'는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스토리대상'에서 상을 받은 작품이다.

네이버에 웹툰을 연재중인 '몰락인생'(필명)과 '임인스' 작가 방심위의 웹툰 심의에 항의하는 내용을 담은 웹툰을 그려 온라인 노 컷 운동 (No Cut)에 동참하고 있다.
제효원 한국만화가협회 국장은 "심의가 필요하다면 그 기준을 공론화하고 의견을 모으기 위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대위의 이종필 변호사도 "방심위의 회의 결과가 3월 중 발표되면 이에 따라 응대하겠다"면서도 "최악의 경우 행정처분 취소 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방심위 측은 "일반인의 민원접수가 들어와 웹툰 심의를 하게 됐다"며 "아직 확정된 게 아닌 이상 개별 작가들의 의견서를 모두 취합한 후 심의를 해 3월중 위원회를 열고 심의회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방심위는 최근 23개 웹툰에 '청소년 유해매체물 결정 관련 사전통지'를 보냈다.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되면 웹툰에 '19' 표시가 되고, 웹툰을 보기 위해선 실명 성인 인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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