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연희 구청장, "구룡마을 개발 순조롭게 진행중"

뉴스1 제공  | 2012.02.27 07:45
(서울=뉴스1) 허남영 이준규 기자=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의 평소 모습은 ‘아담한 체구지만 에너지 넘치는 철의 여인’ 이미지다. 함께 얘기를 나누다 보면 끓어 넘치는 그녀의 에너지에 덩달아 기분이 업(UP) 되는 느낌을 받곤 한다.

신 구청장의 또 다른 매력은 ‘거침없고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선출직 구청장들 가운데에서는 보기 드물게 호불호가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그녀와의 인터뷰는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고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통쾌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17일 그녀의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다소 침울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전날 ‘서울시가 개포지구 재건축에 전용면적 60㎡이하 소형평수를 50%이상 짓지 않으면 (재건축) 승인을 불허하겠다는 내용의 문건 파문’ 때문인지 신 구청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서울시의 압력에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한 자신의 발언이 마치 서울시에 반기를 든 것처럼 비쳐지면서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다음은 신연희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정말 서울시와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뜻인가.
-“그럴 의도가 전혀 없다. 생각해 보라. 구청장 입장에서는 주민들 입장에서 주민들 뜻에 따라 주민들이 잘되는 방향으로 힘쓰고 노력하는 게 당연한 일 아닌가. 그걸 마치 서울시 주택정책에 반기를 드는 것처럼 보도하는 언론의 보도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언론이 서울시와 강남구간에 마찰이 있는 것처럼 싸움을 붙이려는 것 같다. 이 문제와 관련해 강남구의 역할은 주민의 뜻과 서울시의 의중을 잘 살펴서 원만하게 해결하는 조정자라고 본다.”

▶구룡마을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구룡마을은 작년 3월에 개발한다고 했다. 총 1242세대인데, 당시 규정에 의하면 60세대 밖에 못들어 간다. 그런데 전임 오세훈 시장이 큰 결단을 하셨다. 공영 개발을 발표하시면서 개발하는 동안 이전비, 임대아파트 주겠다고 약속했었다. 시장이 바뀌면서 걱정이 앞섰다. 박원순 시장께서 취임 이후에 구룡마을을 방문해 마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셨다. 그 자리에서 마을 주민 대부분이 민영개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께서 구청장 얘기를 들어보자고 하시기에 “지금 여러분에겐 민영이냐 공영이냐가 아니라 주거안정이 중요하지 않나. 시장 뜻 따라 잘 보필하겠다”고 했다. 시장이 바뀌어도 법리상이나 논리상 공영 아니면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위로했다. 며칠 후 박 시장께서 전화로 “난상토론 끝에 결국 공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는 말씀을 전해오셨다. SH공사에서 실사를 하고 1월 18일에 주민들 대상으로 현지 설명회를 했다. 올 7월에 개발계획을 수립·고시하게 되면 2014년 착공해서 2016년에 입주할 계획인데 현재 진행상황으로는 조금 더 빨리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대가 다 임대주택에 들어가는 건가.
-“1242세대 다 들어간다. 지금까지 주민등록은 1116세대가 마쳤다. 임대주택 들어갈 자격자인지 아닌지는 거를 것이다. 투기자는 걸러져야 한다.”

▶지난해 화재가 난 재건마을 문제로도 논란이 컸었다.

-“최근에 재건마을에 한번 가보셨나. 대부분 정리가 됐다. 화재 이후에 시유지인 이곳에 화재 이전 수준 이상의 복구를 요구하는 주민들과의 갈등도 있었지만 잘 설득해서 대부분 서울시와 구청이 마련한 임대주택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당시 화재로 전소 또는 반소 등의 피해를 본 세대가 74세대인데 현재 9세대가 임대주택으로 들어갔고 나머지 세대도 차차 이전할 것이다. 주민들의 생계지원을 위해 율현동 대체부지에 주민이 주체가 되어서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을 지원할 생각이다. 강남구는 더 이상 이곳에 무허가 건축물을 짓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재건마을 역시 현 거주민의 재정착에 기반을 둔 공영개발이 추진될 수 있도록 서울시에 건의하고 있다.”

▶강남구가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일부에선 엄살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아직도 강남구를 부자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2010년 7월 취임한 이후 2011년 예산을 편성하는데 답답했다. 2009년 우리 구 예산이 6410억 원이었다. 그런데 올해 예산이 5044억 원이다. 3년 만에 무려 1400억 원이 줄었는데 구청장의 일이라는 게 사업 예산 깎고 불필요한 사업을 없애는 일이 전부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이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폐합하는 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1000여건에 달하던 프로그램을 통폐합해 400여건으로 줄였다. 3군데에서 운영하던 문화센터도 2곳만 남기고 운영을 중단했다. 대부분 주민들의 여가생활과 관련 있는 프로그램들이었기 때문에 반응이 빨랐다. 여기저기에서 여자 구청장 뽑아놨더니 삶의 질이 더 떨어진다고 아우성이 빗발쳤다.”

▶민원을 어떻게 해결했나.
-“A4 용지 네 장에 걸친 장문의 편지를 썼다. 왜 문화센터 프로그램을 개편할 수밖에 없었는지, 또한 강남구가 처한 재정상황과 긴축재정의 필요성을 주민들에게 있는 그대로 알리고 양해를 구하는 길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주민들에게는 일일이 편지를 보내드릴 수가 없기 때문에 문화센터 입구에 편지를 붙여 놓았다. 강남구민들이 위대하고 훌륭하다는 것이 정말 그 편지를 읽고 많이 이해주셨다는 점이다. 구민들께 드리는 편지는 지역 주민들과 소통의 한 방법이다. 구룡마을 개발과 관련해서도 그렇고 1년6개월여 동안 네 번의 편지를 써서 주민들에게 저의 마음을 전했다.”

▶부자구인 강남구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나.
-“가장 큰 이유는 2008년 도입된 재산세 공동과세가 시행되면서 무려 1200억원이 넘는 세입이 감소했다. 또 지난해부터 서울시세 징수교부금 교부기준이 바뀌고 정부의 재산세율 인하 조치, 여기에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구 재정상태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세입이 이처럼 자꾸 줄어드는데 저소득층 지원과 무상급식 등 복지 관련 예산은 매년 늘고 있으니 재정 압박을 받고 있는거다. 강남구의 경우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제외하고 사업예산이 약 2400억원인데 이 중 복지예산이 66%인 1600억여원에 달한다.”

▶구청장으로서 보람이 있었다면.
-“앞서 얘기한 구룡마을, 재건마을 문제가 갈등과 논란을 극복하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서 무엇보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큰 보람을 느낀다. 아시다시피 강남구에는 국제적인 행사가 자주 열린다. 지난 2010년 11월 단국 이래 최대 국제행사인 G20 세계정상회의가 코엑스에서 열렸다. 강남구민 모두가 힘을 합쳐서 완벽에 가까운 손님맞이 준비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는데 무한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과격한 시위도 없었고 승용차 안타기 운동에도 100%에 가까운 주민들이 동참해 주셨다. G20 세계정상회의 성공으로 국격이 높아졌고 강남구 역시 세계명품도시 반열에 오르는 기회를 갖게 됐다.”

▶올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다음 달에 세계 주요 50여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2012년 세계핵안보정상회의’가 강남구에서 개최된다. G20 세계정상회의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우리 구에서 대규모 국제회의가 개최된다는 것은 큰 행운이자 기회이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손님맞이 준비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다. 올해 강남구의 최우선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국내외 경제침체와 성장률 둔화로 신규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강남구는 올 한해 청년 일자리 3000여개, 저소득계층 생활안정 일자리 3300여개 등 총 1만7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일자리센터 운영, 청년인턴십 운영, 사회적·공적 일자리 확대, 지역 맞춤형 인력양성 등 기존에 해오던 일자리창출 사업 목표를 전부 늘려 잡았다.”

▶대형마트 영업규제에 대한 강남구의 입장은 뭔가.
-“영업제한 들어가면 반반일 것 같다. 아무래도 대형마트를 자주 이용하는 우리 주민들 입장에서도 불편해 하는 점이 있지 않겠나.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서는 주말 휴일제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보는데, 업주들은 평일에 쉬는 것을 원할 것이다. 주민 여론도 수렴하고 서울시의 표준안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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