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지분매각 표류…상장폐지 위기도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정영일 기자 | 2012.02.26 14:07

검찰, 25일 압수수색 착수…지분매각 빨간불, 기업이미지 추락도 문제

초읽기에 들어갔던 하이마트의 지분 매각이 검찰 수사 여파로 상당기간 표류할 전망이다.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의 개인비리 뿐 아니라 회사자금 횡령혐의까지 제기된 터라 매각 관련 작업이 올스톱될 가능성이 커서다.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유진그룹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당장 하이마트의 상장유지 문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검찰, 하이마트 압수수색…"1000억대 회삿돈 횡령"=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는 2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하이마트 본사와 계열사를 비롯해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의 자택 등 5~6곳을 압수수색했다. 중수부는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으며 이날 오후 3시에 시작된 압수수색은 밤 11시가 넘어서 끝나는 등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중수부는 그동안 선 회장 등 경영진이 천억대가 넘는 회삿돈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잡고 계좌추적을 진행해 왔다. 검찰은 또 선 회장 등 하이마트 경영진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으며 사실관계 확인이 끝나면 조만간 선 회장을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직원들은 휴일 갑작스럽게 이뤄진 수사에 크게 동요하고 있다. 한 직원은 "(선 회장의 혐의가) 사실이 아닐 것으로 생각하지만 일단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않겠냐"며 "요즘 가뜩이나 분위기가 안 좋은데 구속수사가 진행될 경우 직원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마트 지분매각 차질 불가피=유진그룹 등 주주들은 비상에 걸렸다. 이번 검찰수사로 인해 하이마트 지분매각 작업이 한동안 표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진그룹과 매각주간사 등은 인수후보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룸 개방을 포함한 자산실사와 예비입찰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매각대상 지분은 △유진기업(31.34%) △선종구 회장(17.37%) △에이치아이컨소시엄(5.66%) 등 총 59.24%다.


이번 매각에 2대주주인 선종구 회장의 지분(17.37%)이 포함돼 있어 인수후보들이 일정 보류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 불황으로 유동성 압박이 상당한 유진그룹에는 큰 악재인 셈이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절차와 경영권 등에 대해 최고경영자인 선 회장과 협의할 사안이 많다"며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당분간은 매각 작업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 홈플러스 등 하이마트 인수후보들은 27일 내부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인 유진그룹과 매각주간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도 매각일정 보류를 포함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횡령 351억 이상이면 상장 폐지될수도=검찰이 선 회장의 개인비리와 함께 회사자금 횡령혐의를 두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재무제표는 물론 보유현금, 자산현황 등 하이마트 매각대금 산정시 필요한 기본 데이터가 '신뢰성'을 잃기 때문이다.

검찰수사에서 무혐의가 입증되더라도 이미지 훼손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도 예상된다. 직원들의 동요는 물론 경영진들의 리더십 유지도 쉽지 않다. 최근 한화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던 것처럼 하이마트도 상장유지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코스피 상장규정에 따르면 대규모 법인은 자기자본의 2.5% 이상 횡령이 발생했을 때 혐의단계부터 공시해야 한다. 또 이 규모 이상 횡령혐의가 발생하면 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하이마트의 자본총계는 1조4061억원으로, 횡령액이 351억원 이상이면 공시기준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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