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속 新풍속도, 조립식 가구가 뜬다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 2012.02.24 20:33
직장인 김모씨(33)에게 정부의 전세난 대책은 남의 일이다.

내달 만료되는 전세 계약을 월세로 전환하겠다는 집주인을 끝내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로 집을 찾는 일만큼이나 고민스러운 것은 바로 이삿짐. 신혼살림을 차리면서 구입한 가구들이 이제는 이사 때마다 골치덩어리로 전락해 버렸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 탓에 임대차 계약이 끝나기 무섭게 새로운 집을 찾아 이사를 다녀야 하는 김씨 부부에게, 무겁고 큰 가구는 이사 때마다 부담이 되고 있다.

최근 월세 집으로 새로 이사한 대학생 남모씨(22)의 옷장은 부직포로 된 조립식 간이옷장이다.

나무로 된 옷장은 튼튼하고 편리하지만, 주거환경이 언제 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거운 옷장은 부담이 크다는 점이 남씨가 간이옷장을 선택하게 된 이유이다.

생활 속에서 사용할 때는 의외로 튼튼하면서도, 이사 때에 조립과 해체가 간편한 간이옷장의 편의성에 남씨는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변변한 가구 하나 없는 집 풍경에 편치 않은 마음을 가졌던 부모님도 이제는 남씨가 실속 있는 선택을 했다며 만족하고 있다.

방 한 켠을 가득 채우는 묵직한 장롱으로 대변되는 전통적인 가구 관념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나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진 간이 가구들은 대부분 해체된 상태에서 조립도와 함께 구입하게 된다.


과거의 조립식 가구는 허술하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제조기술의 발달로 이미 그 우려는 사라진 지 오래이다. 1~2년에 한 번 이사를 다녀야 하는 이들 가정에게 조립식 가구는 편의와 실속을 함께 챙기는 생활의 지혜로 각광받고 있다.

조립식 가구는 이미 유통시장에서도 인기 있는 품목으로 부각되고 있다.

도매꾹(domeggook.com)은 1인 가구와 무주택 가정들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품목의 가구제품들을 선 보이고 있다.

부직포 정리함이나 수납박스, 조립식 서랍장은 도매가 기준 3,000~5,000원선, 공간박스나 신발 정리함도 도매가 기준 10,000원대의 가격으로 부담 없는 가격에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품목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조립식 가구의 가능성은 소형가구를 넘어서 붙박이 가구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크로스스퀘어의 멀티 수납박스는 플라스틱과 스틸 뼈대를 조립하여 만드는 대표적인 조립식 가구로, 심플하면서 깔끔한 외관으로 인테리어 아이템으로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옥션, 지마켓 등의 오픈마켓에서 판매를 하다가, 최근 10만가지 공동구매 꾹(ggook.com)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입점하면서 인기상품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공동구매 꾹에 입점한 Slim & Round 세탁 건조대 역시 대표적인 접이식 가구로 꼽힌다. 주말 휴일에 세탁을 몰아서 하는 직장인 1인 가구들에게, 튼튼한 스테인리스 구조와 조립 후 6단에 이르는 세탁 건조대는 인기 아이템이다.

(주)캔버시(공동대표 이숙경, 김성수)의 김성수 공동대표는 “유통업계에 있어서는 이러한 주거환경의 변화가 새로운 품목의 수요를 창출하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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