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대 에센스' SKII보다 좋다는데, 진짜?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12.02.21 06:01

미샤 '타임 레볼루션' 비교 광고후 3개월새 40만개 판매… 주가도 90%↑


명품 가방은 비싸다. 서울 이태원에서 'SA'(스페셜A급) 짝퉁을 찾는 여성의 심리를 뒤틀린 허영심으로 풀이하기에는 부족하다.

품질이나 디자인이 뛰어나더라도 터무니 없는 값은 치르지 않겠다는 '저항심', 외국 기업의 잇속을 챙겨주느니 차라리 짝퉁일지언정 국내 제조자에게 지갑을 열겠다는 '애국심'도 깔려있지 않을까.

브랜드숍 화장품 브랜드 미샤(제조사 에이블씨엔씨)가 글로벌 명품의 베스트셀러를 정조준한 제품으로 업계 1위 재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제2의 전성기를 불러온 미샤 마케팅의 포인트는 SA급 짝퉁을 찾는 소비 심리를 간파한 뒤집기로 해석되고 있다.

◇같은 제품력이라면… = 미샤의 '타임 레볼루션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는 SKII 피테라 에센스, '타임 레볼루션 나이트 리페어 에센스'는 에스티로더 갈색병 에센스와 노골적인 비교 광고가 여성 고객들에게 회자되면서 단숨에 '효자'가 됐다.

미샤의 이들 두 제품은 가격이 4만2000원인 반면 SKII와 에스티로더의 비교 제품은 용량이 같은데도 15만원대다. 4분의 1 가격에 뒤지지 않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광고 카피는 여성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명품 그 이상의 것을 만들 수 없다면 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등한 효과를 내는 제품으로 승부를 거는 것은 제조업계에서 통용되는 철칙. 하지만 화장품업계에서 노골적으로 특정 명품 화장품을 타깃으로 제품을 컨셉화한 것은 미샤가 처음이다.

발효효모액 성분 등 명품화장품의 컨셉을 카피한 두 제품에 소비자들이 호응한 것은 합리적 가격에 대한 선호 현상, 콧대높은 명품브랜드에 안녕을 고하는 통쾌함, 그리고 마치 패러디물을 보는 듯한 재미가 읽힌다.

'타임 레볼루션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는 출시 3개월 만에 40만개가 넘게 팔리며 미샤 제품 중 최단기간,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다. 비교대상이 된 SKII 판매사 한국P&G가 상표권 침해소송을 내고, 국내 경쟁사인 LG생활건강과도 잡지광고를 놓고 잡음을 일으켰지만 에이블씨엔씨의 실적에는 파란불을 켰다.


◇"기초가 탄탄해졌다"= 이른바 3300원짜리 화장품으로 시작한 에이블씨엔씨는 브랜드숍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강한 '맷집'을 자랑한다. 2004년 카드사태로 민간 소비가 부진하자 초저가 제품으로 고성장했고, 경쟁 브랜드숍이 속속 등장하며 2007년 난관에 봉착했을 땐 BB크림과 마스카라 등 히트 아이템으로 이듬해 흑자전환했다.

10~20대로 한정됐던 고객층을 30~50대까지 골고루 넓히고 고급화된 서브 브랜드 라인을 추가하면서 가격대별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했다. 단가가 낮은 색조화장품 매출비중이 높았지만 이젠 기초 스킨케어제품에서 히트 상품을 만들어 내 평균판매단가(ASP)를 높이고 있다.

시장의 평가도 우호적이다. 증권가는 지난해 4분기 에이블씨엔씨의 매출이 30% 이상 늘어나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제품 출시, 지난해 12월 대대적인 세일 등으로 매출 증가분이 컸다는 분석이다.

정수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매출이 3000억원, 영업이익은 300억원으로 예상치를 무난히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 1분기 기초 제품군의 매출 신장세가 실적으로 확인된다면 전반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흐름도 인상적이다. 2008년 10월 932원에 불과했던 주가가 3년 4개월여 만에 3만4000원대에 올랐다. 명품 비교 제품을 출시한 지난해 10월 초의 1만8000원대를 기준으로 해도 90%이상 급등했다.

양지혜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에이블씨엔씨가 성장성과 수익성, 재무적 안정성을 갖추고 있는데도 주요 화장품 업체들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목표가 4만2000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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