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기' 할까 말까…코스피 2000, 개미 '우왕좌왕'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2.02.17 11:05

전문가들 "지금 '매도 시점' 아니다…외국인 동향 보며 '동행 플레이' 하라"

↑지난 2월 8일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어서자 한국거래소의 한 직원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이명근 기자.
# 대기업 H사의 김모 팀장(41). 그는 최근 외국인 매수세로 코스피가 급등하자 부랴부랴 인덱스펀드부터 환매했다. 하지만 주가지수는 눈 깜짝할 사이 껑충 뛰며 2000을 찍었다. 환매한 돈은 CMA에 넣었는데 더 오르는 지수를 보니 부아가 치민다.

#방산업체 대리 문모씨(31)는 요즘 근무 중에도 미칠 것 같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틈틈이 주식투자를 하는 그는 올해 급등장 초반에 보유종목을 대부분 청산했다. 지난해 9월 급락장에서 크게 물렸던 종목들이다. 하지만 판 종목들은 매도 후 더 올랐고, 방어주라고 남겨둔 종목은 적자전환하며 배당도 하지 않았다.

"지금 들어가도 됩니까, 불타기 해도 될까요"

요즘 객장을 찾은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 직원을 붙들고 자주 하는 질문이다. 주가가 오를 때 상승장에 올라타는 '불타기'를 해도 될 지 몰라서다. 지금 매수하면 혹시 상투를 잡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또다시 오르는 주가를 보면 손가락만 빨아야 하는 걸까.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할 때 매수해야 한다"며 "이달 국채만기가 시작되면서 간헐적으로 유럽발 위기 등이 불거질 때 조정이 오면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모든 리스크가 다 사라졌다고 생각해 매수하려고 하면 이미 버블"이라며 "풀린 유동성은 최소한 시장에서 3년은 돌아다닐 텐데 이제 겨우 매수세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물론 신중론도 있다. 이진우 미래에셋 연구원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굳이 매도할 필요는 없지만 2000선 신규 진입은 다소 부담스럽다"며 "밸류에이션만 따지면 높지 않지만 투자자가 느끼기에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주가"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미 초과상승한 주도주들이 있어 그동안 못 올랐던 낙폭과대 및 턴어라운드 종목 위주로 살펴볼 필요도 있다"며 "신흥국 전반으로 자금 유입이 강해지면서 외국인이 매수하는 한 계속 오를 것이므로 외국인에 맞춰 '외국인 플레이'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은 현재 33%를 넘어섰다. 2008년 금융위기로 주가지수가 급락한 이래 33%라는 임계치를 처음으로 넘었다. 전문가들은 "지금 사도될 지를 판단하긴 어렵지만, 지금이 매도시점은 아니다"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했다.

지난주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아시아권에서 파키스탄을 제외하고 여전히 최저 수준이었다. 호주 PER(주가수익비율)은 11.3, 싱가포르 13.6, 홍콩 15.1. 인도 14.2, 인도네시아 13.1, 대만 15.2, 필리핀 15.5 인데 비해 한국은 여전히 9.3에 머물렀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은 과거 10년 PER 평균치인 9.5배에 근접하고 있어 저가 메리트는 일정부분 사라졌다"면서도 "자산가치 방식인 PBR은 1.39배로 아직 과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편 메릴린치는 아시아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중국은 춘절 이후 급격한 반등장에서 전술적으로 차익을 실현했으나 한국에는 여전히 투자할 것을 권고한다"며 "유동성 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권고했다.

김성봉 팀장은 "현재 한국 증시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에서 벗어났던 2009년과 비슷하다"며 "경기와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반등이지만 원래 주가는 리스크가 완화되는 시점에서 펀더멘탈(경제 기초)보다는 유동성에 의해 움직이므로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법원장을 변호사로…조형기, 사체유기에도 '집행유예 감형' 비결
  4. 4 '개저씨' 취급 방시혁 덕에... 민희진 최소 700억 돈방석
  5. 5 "통장 사진 보내라 해서 보냈는데" 첫출근 전에 잘린 직원…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