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집? 닭집? 상호는 'OO 치킨'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 2012.03.04 09:54

[머니위크]창업트렌드/'레드오션' 치킨전문점이 살아 남는 법

주변에서 창업한다고 하면 치킨 매장은 가급적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치킨전문점은 오래 전 '레드오션'에 진입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치킨전문점은 320여가구당 1개 정도로 매우 많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위해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치킨프랜차이즈 브랜드는 220여개로, 특화하지 않고는 성공하기 힘든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시각 속에서도 치킨전문점의 수는 매년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치킨이 남녀노소 누구나 소비하는 대한민국 대표 간식인 만큼 수요가 많고 관련 시장 규모도 크기 때문이다.

5조원 규모의 치킨 시장은 이미 따로 개척할 필요가 없고 충분한 인프라가 확보돼 있어 기존 치킨전문점에서 볼 수 없는 인테리어, 브랜드 콘셉트, 메뉴, 서비스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는다면 오히려 생소한 외식업종보다 안정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차세대 치킨 브랜드들은 '올데이 피크타임'을 지향, 시간대별 판매 메뉴를 다각화해 데드타임을 극복했다. 또한 소자본 업종의 특성을 벗어나 카페와 패밀리레스토랑풍 인테리어를 구현해 대형화를 꾀하고 있다.

이밖에도 프라이드와 양념, 오븐 치킨으로 대표되던 메뉴 구성에서 자체 개발한 기술력과 조리법으로 남들과 다른 치킨요리를 개발, 새로운 외식 트렌드를 생산해 이끌어 가고 있다.
 
◆데드타임 특화메뉴군 보강으로 매출 멀티화

치킨전문점의 위협 요소는 데드타임. 치킨은 주로 밤에 먹는 음식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낮시간대 영업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치킨전문점은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데드타임인 점심시간에 점심식사 메뉴를 개발해 전체 매출의 10~30%까지 부가매출을 향상시키는 경우도 있다.



치킨전문점 '굽자나치킨'(www.goopjana.co.kr)의 경우 '점심밥'으로 저녁과 밤에 올리는 매출의 20%를 추가로 올리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타입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오븐구이치킨 외 돈가스류, 스파게티류, 볶음밥류 등 10여 가지의 식사 메뉴를 5000원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인근 직장인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5가지 메뉴를 동시에 조리할 수 있는 '독일제(eloma) 오븐'을 사용, 타 오븐구이 치킨점보다 4배가량 빠른 속도로 치킨과 식사메뉴를 제공한다.

'닭잡는파로'(www.paro.co.kr) 도 '닭쌈밥'이란 점심 특화 메뉴를 개발, 점심 영업을 통해 30% 추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닭고기로 쌈을 싸먹으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이 메뉴는 저온숙성법으로 기름기를 제거한 닭고기에 상추, 깻잎 등 다양한 야채를 곁들어 먹는 쌈 요리다.

기존 치킨전문점들의 고정 메뉴였던 프라이드나 양념, 오븐구이치킨이 아닌 '닭쌈', '닭쌈밥' 등 점심식사로도 가능한 퓨전치킨 요리를 전면에 내세워 식사와 주류 고객 모두를 잡아낸 것이 이곳의 강점.

◆조리와 재료, 인테리어까지 차별화


독특한 조리 방법과 기발한 재료를 사용해 기존 프라이드, 양념, 오븐구이 치킨 등에 식상해 하는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유발시켜 치킨시장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업체들이 있다.

화덕구이 치킨전문점 '화꾸닭'(www.hwaggudak.co.kr)은 피자를 굽는 '화덕'에서 전통 방식으로 닭을 굽는 점이 특징이다.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한 화산석을 원료로 제작한 화덕에서 400도 이상의 대류열과 복사열을 이용, 겉과 속을 동시에 익힘으로써 육즙이 보존돼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낸다.

특히 화덕에서 발생하는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닭의 체내에 남아 있는 중금속을 분해하고, 미네랄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트랜스 지방을 제거한 웰빙 치킨을 내놓고 있는 것.

맥주로 닭 고유의 잡내를 잡아 구워낸 치킨도 등장했다. '기름 대신 맥주로 구워낸 치킨은 어떤 맛이 날까'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비어캔치킨'은 기발한 조리법으로 치킨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였다.

이곳은 맥주로 치킨을 구워내 닭 특유의 잡냄새가 나지 않는 것은 물론 기존의 퍽퍽한 육질에서 벗어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기름기가 쏙 빠져 칼로리 걱정 없이 안심하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으며 소시지, 양파, 파인애플 등과 함께 철판에 제공된다.

맥주에 이어 '와인'을 치킨에 접목한 브랜드도 있다. '베리웰'은 와인과 허브로 12시간 자연 숙성시킨 독창적인 와인 치킨을 선보이는 곳이다. 숙성뿐 아니라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의 특징을 각각 살려 낸 특제소스로 기존 치킨과 차별되는 맛을 내고 있다.

최근 치킨업계를 움직이고 있는 것은 여성이다. 국내 치킨전문점의 평균 매장유입률의 60%를 이상을 20~30대의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의 치킨 호프집, 배달형 치킨집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카페형', '비스트로형', '레스토랑형' 등 트렌디한 인테리어 디자인과 소품 등으로 시각적인 요소를 극대화시켜 여성고객을 잡고 있다.

유럽풍 비스트로 치킨전문점 '루시'(luciechicken.com), 카페형 치킨전문점 '치르치르', 각기 다른 테이블과 빈티지한 소품들을 매장 곳곳에 배치한 '깐부치킨' 등 모두 디자인적인 요소를 강화한 치킨요리 전문점이다.
 
◆치킨창업 성공여부, 본사 시스템이 좌우

레드오션인 치킨 시장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무장된 가맹본사를 선택하는 것 또한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요소 중에 하나다. 탄탄한 물류 시스템과 교육, 타 브랜드와는 특화된 가맹점 지원관리 등을 바탕으로 치킨업계에 입지를 굳히고 있는 업체들도 눈에 띈다.

10년의 역사를 가진 최장수 숯불구이 치킨 브랜드 ㈜TBBC의 '코리안바베큐'는 2003년부터 ㈜티비비씨 외식창업연구소를 개설, 창업 관련 교육을 실행하고 있다. 2007년 10월, 화성에 대규모 물류유통센터를 설립해 전국 일일물류관리 시스템은 물론,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제공하고 있다.

품질 검사원의 위생관리를 거친 원·부재료를 가맹점으로부터 매일 발주 받아 익일 배송하는 체제를 유지해 신선도를 높이고 가맹점주의 원활한 재고관리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음주 뺑소니' 후폭풍…끈끈하던 개그 선후배, 막장소송 터졌다
  2. 2 '나혼산'서 봤는데…'부자언니' 박세리, 대전 집 경매 넘어갔다
  3. 3 "못생겼어" 싼타페 변신 실패?…대신 '아빠차' 등극한 모델은
  4. 4 군중 앞 끔찍한 전처 살해…"안 잡힐 자신 있다" 증발 16년째[뉴스속오늘]
  5. 5 "살결 부드러워"… BTS 진에 '기습뽀뽀' 한 일본팬, 뻔뻔한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