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전' 되니 수익 생각…"투자원칙 어디갔어~?"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 2012.02.15 16:30

[임지수의 '지수'이야기]

#얼마 전, 두 아이가 번갈아 독감에 걸리는 통에 온 식구가 비상이었다.

큰 아이가 먼저 타미플루 처방을 받았다. 둘째가 독감을 옮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입원시켜야 하는지 물었더니 간호사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누나가 열난지 3일째 라구요? 그럼 벌써 옮았을 거예요. 그냥 두세요."

아니나 다를까. 이틀 뒤부터 둘째의 이마가 펄펄 끓는다. 올해 9세인 큰 아이는 어디가 아픈지 정확히 표현도 하고, 밥 먹어야 빨리 낫는다고 했더니 밥도 잘 먹고, 약 먹고 몸이 좀 나아져도 무리하지 않고 푹 쉬며 스스로 '컨디션 조절'이란 걸 해 나갔다.

하지만 다섯 살인 둘째는 약 먹고 열이 내려 땀이 나면 덥다고 온 집안 문을 다 열어놓고 뛰어 다니다, 다시 또 열이 오르면 힘들다고 울고불고 해댔다. 마음이 아팠다. 아프지만 말라며, 다 낫고 나면 아무리 집안을 어지럽히고 말썽을 부려도 혼내지 않겠다고 우는 아이를 달래곤 했었다.

하지만 감기를 이겨내고 다시 본래의 '미운 다섯살'로 돌아오니 그 마음이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다시 장난감을 있는 대로 꺼내 놓고, 과자 부스러기를 온 마루에 흘려 놓고, 아랫 층 눈치 보이게 쿵쿵거리며 뛰어다니는 것을 보니 짜증이 치솟았다.

'버럭' 소리 지르고 엉덩이를 한 대 세게 때리니 옆에서 큰 애가 한마디 한다. "엄마, 얘 다 나으면 말썽 부려도 안 혼낸다고 했잖아."

#며칠 전 전업주부인 친구를 만났다. 지난 연말에 만났을 때 남편 몰래 주식투자를 했다 손실을 보고 있다며 본전만 되면 당장 팔아치우겠다고 했던 친구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개미가 돈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남편한테 들킬까봐 마음도 너무 불편하다며 이것만 본전에 팔고 다시는 주식에 손도 안 내겠다고 했었다.

올 들어 증시가 오르면서 많은 종목들이 지난해 저점 대비 반등한 상태여서 친구가 갖고 있던 주식은 어떤지 궁금했다.

친구는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올 들어 주가가 반등하면서 원금을 회복했지만 더 오를 거 같은 기대에 좀 만 더 있다 팔자하고 갖고 있던 주식이 또다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참 간사하고,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맘이 다르다니 친구의 마음이 이해 안 가는 것도 아니다. 또 계속 갖고 있다 보면 언젠가 높은 수익률로 돌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투자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손절매와 차익실현이다. 나름의 기준을 정해 놓고 주가 하락시 미련 없이 손절매 하고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마찬가지로 차익실현에 나서야 한다.

친구에게 "네가 정한 목표 수익률은 '본전'"이라고 다시 한번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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