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사태 1000일, 면담은 거절됐고 요구안은 불탔다

뉴스1 제공  | 2012.02.15 14:21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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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대량 정리해고로 촉발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반대투쟁이 15일로 1000일을 맞았다.

1000일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지만 일자리를 잃은 쌍용차 근로자들은 아직도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사측과 피 말리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긴 시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대량 정리해고 이후 재직노동자를 포함해 모두 21명의 노동자와 가족이 각종 질환과 자살 등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특히 투쟁 1000일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또 한명의 해고노동자가 사망해 노동계는 충격에 빠졌다.

이번에 사망한 민모씨는 2009년 구조조정 당시 정리해고 대상자로 분류돼 희망퇴직을 선택했고 이후 스트레스로 인해 술을 자주 마신 탓에 당뇨와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회사의 정리해고 후 현재까지 재직·퇴직 노동자 8명과 가족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민씨 등 퇴직노동자 6명과 재직노동자 3명, 가족 1명 등이 심근경색, 뇌출혈 등 스트레스 질환으로 숨져 21명 사망자가 발생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은 사태 1000일을 맞은 15일 오전 11시 사망자가 속출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집권 여당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 대표단 위주 40여명이 참석해"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철폐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정부 차원의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정리해고의 해법을 제시하라"며 "정리해고 현안을 외면한 총선 후보는 낙선운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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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쌍용차 정리해고 투쟁이 시작된지 오늘로 꼭 1000일을 맞았고 '해고는 살인'이라는 것이 증명됐다"며 "이 문제에 책임을 가진 자본가들과 정치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총선과 대선을 앞둔 2012년 정치권은 표를 위해 영혼이라도 팔 것처럼 정책을 선전하면서 특히 새누리당은 파격적인 노동정책을 내놓았지만 그 안에 정리해고 대책은 없다"며 "정부여당으로 정리해고를 조장하고 방치해 결자해지의 책임을 가진새누리당이 정리해고 대책을 내놓지 않는 것은무책임하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키지도 않는 노동정책 남발로 표를 얻겠다는 속셈이 아니라면 지금 당장 정리해고 살인부터 중단시켜야 한다"며 "눈 앞에서 벌어지는 정리해고 살인에 눈을 감는 당이라면 그 어떤 정책도 내놓을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새누리당과 정치권을 향해 △쌍용차 대표 및 책임자 사퇴 △정리해고자 연쇄 죽음에 대한 진상조사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 즉각 복직 등을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방안으로 요구했다.

또 정리해고 전반의 문제 해결을 위해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한 '일방적 정리해고 금지' 입법화 △쌍용자동차 등 당면한 정리해고 피해해결 등을방안으로 제시했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죽음이 점차 감염되며 동료들이 쓰러져 가는데 어떠한 대책도 없다는 현실에 자괴감이 들고 외면할 수 없다"며 "우리는 끝까지 쌍용차 사태의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지 않고끝까지 추적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땅의 정치권이 4월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려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정리해고의 트라우마에 갇혀 시름하는 수많은 희생자를 살리지 못한다면 이것은 사회적 학살"이라고 주장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도 "일방적인 정리해고로 노동자들을 내모는 상황에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것은 사기"라며 "총선 이후까지도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6월 금속노조를 필두로 한 총파업과 8월 민주노총 전체 총파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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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을 마친 뒤김영훈 민주노총위원장,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 3명의 대표단이 '정리해고 및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안'을 제출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면담하려진행하다저지하는 경찰과20여분간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지난 13일 새누리당 측에 면담 요청 공문을 미리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고 이날 당사 앞에서도 면담을 요청하며 경찰에 맞섰으나 면담요청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이 새누리당 당사에 들어가려는 이들을 저지하며 연행하려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이르자 대표단은 끝내 면담을 포기하며 준비했던 요구안을 그 자리에서 불태워버렸고 새누리당에 대한 '낙선투쟁'을 선언했다.

김지희 금속노조 대변인은 "공문까지 보내며 수차례 요구한 면담요청을 거부하고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특별한 정책과 입장이 없다는 것은 정리해고와 쌍용차에 대해 해결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정리해고 문제 해결에 동의하지 않는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서는 낙선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전국 각지의 쌍용차 매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 쌍용자동차 본사 등에서 촛불문화제를 펼쳐 사태의 심각성을 전국에 알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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