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삼성' 싸움에 숨죽이는 인터넷업계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 2012.02.13 17:53

카카오·네이버 등 인터넷업계 '불똥' 튈까 촉각···'망중립성 포럼' 등 조심행보중

KT의 삼성전자 스마트TV 차단조치와 관련, 네이버나 카카오 등 인터넷기업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들이 행여 유탄을 맞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T의 접속제한 조치가 유선인터넷의 스마트TV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네이버와 같은 포털업계는 물론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인터넷 기반 서비스로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스마트TV를 둘러싼 KT와 삼성전자의 갈등은 너무나 갑작스런 일이기도 하다. '국민 앱'으로 통하는 카카오톡이 활성화되기 전부터 통신사와 포털 등 인터넷사업자간 망중립성을 둘러싼 대립은 존재해왔다. 비공식 세미나나 포럼, 전문가 공청회 등을 수차례 벌여왔지만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다만, 통신사들이 이번처럼 예고 없이 망을 차단하는 등 '행동'을 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이통사들은 모바일메신저업체들이 추진중인 무료 mVoIP(모바일 인터넷전화)의 경우 차단하거나 별도 요금제 가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와관련, 카카오 이석우 대표는 "KT가 삼성전자 스마트TV차단에 나서자마자 바로 사내 대책회의를 했다"면서 "KT가 설마 우리까지 어쩌겠느냐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번 사건의 진행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의 경우 30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무료메신저로 무선망사업자의 데이터트래픽 부담을 키우는 동시에 문자메시지 수익을 잠식한다는 이유로 이통사들에겐 눈엣가시로 꼽혀왔다.

이통사들이 문자메시지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체적인 통합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개발중인 것도 이 때문이고, 카카오와 같은 업체들과 이동통신사간 갈등은 현재 수면아래 잠재해있는 상태로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


네이버나 다음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인터넷 업체 역시 마찬가지다. NHN 관계자는 "이미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고 있는데도 KT가 특정 서비스를 차단한 것은 논의의 취지에 어긋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네이버는 또 "이번 상황의 전개과정을 지켜본 뒤 지난해 결성한 오픈인터넷협회(OIA)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의 경우 오래전부터 유무선 인터넷업체들에게는 대표적 프리라이더(Free Rider, 무임승차자)로 지목돼 왔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매출 2조원을 돌파한 NHN은 막대한 검색광고와 인터넷게임 매출에다 최근에는 오픈마켓 상거래 시장까지 진출할 예정이다. NHN의 사업영역이 늘어날 수록 망사업자의 부담은 커지는 셈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7월 한국야구위원회와 계약해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프로야구 생중계 서비스에 나섰지만 2주만에 석연치않은 이유로 중단한 바 있다. 네이버는 서비스품질 불량이라고 주장하지만 이통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전달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많았다.

다른 인터넷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한 업체 관계자는 "스마트TV가 KT의 주장대로 엄청난 트래픽을 발생시켰는지는 삼성 주장대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한 것이며 별도 과금하겠다는 것도 이중과금으로 관례에 맞지않는다"고 지적하면서도 자칫 인터넷업계로 불똥이 튈까 우려했다.

한 국내 앱개발사 관계자는 "그동안 3G 스마트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통해 국내 앱개발사들이 빠르게 성장해왔는데 LTE로 넘어가면서 걱정이 많다"면서 "망중립성을 둘러싼 갈등이 자칫 태동단계인 앱 산업 생태계를 위축시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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