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KT, 애플에도 돈받아라…" 조목조목 반박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 2012.02.13 11:00

설명회 열어… 데이터 트래픽 폭증 '사실과 달라, 접속 차단 즉시 철회해야'

삼성전자는 KT가 삼성전자 스마트TV에 대한 인터넷 차단 행위가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명백한 기기 차별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빠른 시일 내 스마트TV 기능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함께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3일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설명회를 열고 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차단 조치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KT의 논리대로라면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글로벌 업체에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하지만 유독 삼성전자에만 차별적인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애플 아이폰의 데이터 사용량 폭주로 통화불통 현상이 발생했을 때 KT는 네트워크 설비 투자 확대와 기술개발에 노력하겠다고 했다"며 "당시에는 데이터 트래픽 과부하를 이유로 애플에 대가를 요구하거나 데이터 망 접속을 차단하지도 않았다"고 꼬집었다. KT가 애플과 삼성전자에 대해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치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인터넷에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기업을 KT가 언제든 공공재인 인터넷 망을 임의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전례를 남길 수 있는 사건"이라고 우려했다.

삼성 스마트TV가 네트워크 트래픽에 과부하를 일으킨다는 KT의 주장 자체도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KT는 스마트TV가 IPTV에 비해 5~15배, 실시간 방송중계 시 수 백배 이상의 트래픽을 일으켜 머지않아 통신망 블랙아웃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스마트TV에서 이용되는 HD급 콘텐츠의 용량은 IPTV와 유사하거나 더 낮은 수준(1.5~8 Mbps)"이라며 "향후 콘텐츠 서비스 제공 업체가 스마트 TV를 통해 실시간 방송 앱을 멀티캐스트 방식으로 만들어 제공할 경우 멀티캐스트 방식으로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제조업체에 네트워크 사용료를 지불하라는 KT의 논리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고 글로벌 전자환경 트렌드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KT는 하나TV의 예를 들며 삼성전자 스마트TV가 자사의 인터넷 망을 사용해 인터넷 전화사업자나 IPTV사업자와 마찬가지의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므로 하나TV와 같이 망 이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독자적으로 방송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사용자에게 사용료를 받는 영업행위도 하지 않는다"며 "유로 앱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수익은 스마트TV 생태계 구축을 위해 콘텐츠 공급자를 위한 키트 개발이나 스마트TV 포럼 등을 운용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제조업체에 네트워크 사용료를 부과하는 전례가 우리나라에서 생긴다면 해외 사업자들이 동일한 요구를 할 수도 있어 국가 수출 산업도 위축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KT와 협상을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작년부터 월 1회로 운영되고 있는 망 중립성 포럼에 관련 부처와 통신사업자, 제조업체 등과 함께 빠짐없이 참석해 성실하게 협의해 오고 있다"며 "이와 별개로 KT의 요청으로 지난해 4월과 8월 두 차례 만나 협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KT는 망분담금을 전제로만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삼성전자는 방송통신위원회 주도의 망 중립 정책이 정해지고 난 후 그 틀 안에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터넷 망 접속차단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삼성 스마트TV 구매 고객 분들께 피해를 드리게 된 점 거듭 죄송의 말씀을 드린다"며 "빠른 시일 내에 스마트 TV 기능을 다시 사용하실 수 있도록 관련부처와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KT의 일방적인 조치와 주장들은 국익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생태계 구축을 저해할 뿐 아니라 젊은 콘텐츠 개발자들 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KT가 삼성 스마트TV 고객 뿐 아니라 KT 고객에까지 피해를 주는 인터넷 접속 차단을 즉시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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