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름이니까~" S-Oil 최고인줄 알았는데

머니투데이 류지민 기자 | 2012.02.10 07:10

옥탄가 상한가 없던 20년전 이야기...일반 제품 차이 거의 없어

↑S-Oil의 광고 인쇄물. S-Oil은 꾸준히 '좋은기름'을 강조해 왔다.
회사원 강모씨는 기름을 넣을 때 항상 S-Oil 주유소를 찾는다. S-Oil의 보통휘발유는 다른 정유사의 고급휘발유만큼이나 옥탄가가 높아 차에 더 좋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기 때문이다.

자가용을 모는 사람들 사이에 가장 많이 퍼져 있는 속설 중 하나가 'S-Oil 휘발유가 가장 좋다'일 것이다. 각종 자동차 동호회나 블로그 등에는 요즘도 'S-Oil 휘발유는 공급루트가 다르다', 'S-Oil 휘발유에 넣는 첨가제가 좋아서 옥탄가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등등의 글이 올라오곤 한다.
S-Oil의 TV광고 컨셉도 "좋은 기름 이니까"라는 CM송으로 대변되는 '차별화'이다.

옥탄가란 노킹(Knockin) 현상을 막아주는 안전성을 수치화한 것이다. 휘발유는 연소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점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같은 불완전 연소를 노킹이라고 한다. 노킹이 자주 발생하면 출력저하 및 엔진 수명단축의 원인이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네 개 정유사 휘발유는 모두 비슷한 옥탄가를 가지고 있다'.
속설은 속설일 뿐이라는 말이다. 한때는 실제로 S-Oil 휘발유의 옥탄가가 타사에 비해 높았던 적이 있다. 보통휘발유의 옥탄가 상한선이 정해져 있지 않던 지난 94년 S-Oil의 전신인 쌍용정유에서 옥탄가를 97로 높인 제품을 내놓고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이는 당시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으나 정유사 간의 논쟁 끝에 고급휘발유가 도입되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S-Oil 관계자는 "아마 당시 S-Oil 휘발유가 좋다는 인식이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어 이 같은 말이 나오는 것 같다"며 "휘발유가 일반과 고급으로 이원화되면서부터 일반휘발유의 옥탄가는 94미만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지금은 품질의 차이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Oil에 따르면 실제 S-Oil의 '에쓰 가솔린' 휘발유는 옥탄가가 93 정도다. 나머지 정유사들도 대체로 92~94 사이의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식경제부 석유산업과 관계자는 "옥탄가는 고정된 수치가 아니라 매월 검사 결과에 약간씩 변동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정유사 별로 큰 차이는 없다"고 답했다.

첨가제의 경우는 어떨까? 휘발유에는 미량이지만 십여 가지 이상의 첨가제가 들어간다. 기본적으로 휘발유는 유출온도나 증기압 등 정해진 충족요건만 갖추면 되기 때문에 그 안에 들어가는 첨가제의 종류는 회사마다 다르다.

첨가제의 기능은 다양하다. 엔진 실린더 내의 녹을 없애준다거나 윤활성을 강화시켜주기도 하고 실린더와 피스톤 사이를 부드럽게 해 소음을 적게 하기도 한다. 알킬레이트와 같은 성분은 고(高) 옥탄값 가솔린으로 휘발유의 옥탄가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큰 차이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 정유 업체 관계자는 "휘발유는 여러 가지 탄소 화합물이 섞인 것이기 때문에 미량의 첨가제로 인해 체감할 정도의 성능 차이가 발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차종에 따라 일반휘발유와 고급휘발유를 구분해 사용해야할 필요성은 있다. 경주용이나 수입차 등 일부 차량은 엔진 성능에 따라 고급휘발유 수준의 옥탄가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특정 수입차량의 경우 고급휘발유를 사용할 때 엔진이 최고 성능을 발휘하도록 세팅을 하기 때문에 일반휘발유를 넣으면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현대·기아차의 경우 옥탄가 92~93을 기준으로 만들기 때문에 일반휘발유를 사용해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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