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이 만든 '브레드피트' 빵집 아시나요?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 2012.02.07 17:34

[최명용의씨크릿머니]

서울 여의도 일대 빵집을 석권한 곳이 있다. 브레드피트(bread fit)란 이름의 커피 베이커리 전문점이다. 늦게 가면 인기 상품을 구경하기도 힘들다. 우유크림빵, 초코코로네 등은 내놓기 무섭게 매진이다. 부드러운 빵에 듬뿍 들어간 크림 맛이 일품이다.

커피 맛도 각별하다. 진하게 우려내는 드랍커피와 찐득할 정도로 농축된 에스프레소는 입안에 커피향을 오랫동안 남긴다. 시럽도 직접 끓여 만들고 오렌지색 로고가 새겨진 커피잔도 세련됐다. 브레드피트는 영화감독 이철하씨가 만든 '동네 빵집'이다. 여의도 일대엔 대기업 빵집과 커피 전문점이 수도 없이 많지만 브레드피트를 선호하는 이들이 적잖다.

최근 골목상권 침해 논란 속에 대기업들이 속속 '빵집'에서 철수하고 있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은 경계해야 겠지만 방법론은 다시 한번 고민해 볼 법하다. 대기업의 베이커리 사업 진출을 막는 것과 동네 빵집이 경쟁력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 어느 것이 근본적인 대책일까.

사실 재래시장에 있는 동네 빵집은 대체로 맛이나 실내 인테리어 등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별한 제빵 기술을 도입하고 원료를 공동 구매하거나 공동 브랜드를 내놓아 동네 빵집을 업그레이드 하는 게 실질적인 대책이 아닐까. 같은 맛에, 같은 품질로 더 좋은 만족감을 줬다면 대기업 빵이 골목으로 들어올 틈은 없을 것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제도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지난해 16개 업종을 선정해 대기업의 진출을 막았다. 16개 업종은 순대 청국장 고추장 간장 된장 막걸리 떡 비누 아스콘 플라스틱금형 프레스금형 재생타이어 자동차부품 절연전선 아스콘 등이다. 하나같이 이익률이 높지 않다. 자칫 중소기업은 영원히 이런 업종에 목을 매라는 소리로 들린다. 16개 업종을 뺀 나머지 업종은 중소기업 진출 '부적합' 업종인 셈이다.

오히려 중소기업들이 신기술로 무장할 수 있도록 특허권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신성장 동력을 갖추도록 독려하는 게 순서가 아니었을까. 중소기업 지원 펀드의 규모를 늘리고 해외 시장 개척과 유통 질서 확립 등 판로 개척도 시급한 문제들이다.

올 들어 증시는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 종목에 비해 더디다. 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4%,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8% 수준이다. 규제 일변도의 중소기업 지원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을 다시 고민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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