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윤영환 대웅제약 회장(78)의 3남 윤재승 부회장은 최근 그룹의 연구개발과 생산부문을 총괄하기로 결정됐다. 윤 부회장은 이전까지 '기업문화 및 신사업 발굴'이라는 다소 어정쩡한 역할을 맡아왔는데 부친인 윤 회장이 연구개발과 생산부문을 맡기며 경영 전면으로 돌아왔다. 이 때문에 윤 회장이 대웅제약 후계구도를 염두에 두고 윤 부회장을 재발탁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번에 윤 부회장이 다시 연구개발과 생산 총괄 부회장으로 전면에 등장하고 윤재훈 부회장은 영업 부문만 총괄하게 돼 사내에서 형제 부회장의 입지가 대등해졌다는 평이다. 이처럼 후계구도에 큰 변화가 있게 된 데는 당연히 창업주인 윤 회장의 복심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윤 회장은 대웅제약 창업주로 매일 회사에 출근해 직접 경영을 챙기고 있다.
동아제약도 대표적인 상왕 경영 기업으로 통한다. 강신호 회장(85)이 여전히 굵직한 사안들을 직접 챙기고 있다. 강 회장의 후계자로 꼽히는 강정석 부사장은 현재 회사 연구개발(R&D) 분야만을 맡고 있다.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80)도 여전히 그룹 경영의 전권을 쥐고 있다는 평이다. 보령제약그룹 주력 계열사인 보령제약은 장녀 김은선 회장이 맡고 있고, 보령메디앙스는 4녀 김은정 부회장이 경영하지만 중대 사안은 아직까지 김 회장이 직접 결정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예전에 "창업을 한 사람은 (경영을) 졸업하지 않는다"며 "자신이 일군 사업에 대한 애착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고 밝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창업주가 건재한 제약업계에는 유난히 부회장 타이틀을 가진 오너 2세들이 많다. 이경하 JW중외제약 부회장과 권기범 동국제약 부회장, 윤성태 휴온스 부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JW중외제약의 경우 이경하 부회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지만 부친인 이종호 회장(80)이 회장직을 맡고 있어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다. 윤 부회장과 권 부회장의 경우도 부친은 타계했지만 부친과 절친했던 동료들이 대부분 제약사 회장으로 현역에서 뛰고 있어 이보다 한 단계 낮은 부회장 직함을 고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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