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위기' 모면 한화, 휴일에 무슨일이…

머니투데이 류지민 기자 | 2012.02.06 00:39
한국거래소(KRX)가 한화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5일 한화그룹은 정신없는 휴일을 보냈다.

재무·기획·투자자관계관리(IR) 등 관련 부서들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거래소에 제출할 경영투명성 개선방안과 이행계획서 등을 마련하느라 주말을 꼬박 반납했다. 휴일 내내 몰려드는 취재진을 상대한 홍보담당 직원들도 지친 모습이었다.

한화는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한 것에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긴장감에 싸여 있었다.

○…초췌한 표정의 한화 직원들

한화그룹 본사 로비에서 마주친 한화 직원들은 지난 3일간의 급박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듯 초췌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니트 카디건 차림을 하고 나온 홍보팀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지원을 위해 휴일임에도 출근했다"며 "언론으로부터 상황을 묻는 문의전화가 폭주해 정신이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날 거래소는 한화가 지난 3일 횡령 및 배임 사실을 공시했다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6일부터 한화 주식에 대한 매매거래를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상폐 위기를 넘겨 한숨 돌리긴 했지만 오는 6일 거래소 시장 개장을 앞두고 이번 사태가 주가에 얼마나 큰 타격을 미칠지 가늠하느라 고심하는 눈치다.

한화 직원들은 당분간은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하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의 주가 하락은 필연적인만큼 이에 따른 대책마련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한화 본사, 취재진으로 북적

한화그룹 본사 로비는 한화 측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몰려든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오후 2시쯤에는 본사 로비에서 한화그룹 임원을 상대로 간단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기자들의 관심은 검찰의 기소는 지난해 1월에 이뤄졌음에도 1년이 지난 후에야 공시를 한 이유에 집중됐다. 한화 측은 "지금까지는 몰랐다"는 말로 일관했다.

한화는 이번 불성실공시로 거래소로부터 벌점 6점을 부과 받았다. 벌점 5점 이상은 하루 동안 거래정지 대상이다. 김재헌 한화그룹 상무는 이와 관련해 거래소 측에 이의 제기를 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시장의 혼란과 주주 여러분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거래소와 협의를 하겠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김 상무는 "이번 공시 절차와 관련해 일시적으로나마 주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지속적으로 제도 보완 등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제고시키고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봐주기 아니다"

한화그룹 관계자들은 이번 공시 지연 사태와 관련해 '특혜시비'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례적으로 신속한 거래소 측의 결정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들은 "리스크가 매우 큰 사안이고 그룹 차원의 발 빠른 대처가 주효했다"며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입을 모았다.

사상 최초로 이뤄진 금요일밤 거래정지와 월요일 아침 거래재개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금요일인 3일 오전 거래소로부터 공소장 확인 요청이 들어와 검토 과정에서 문제를 확인했을 뿐 시점을 의도적으로 조정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상장폐지라는 큰 위기를 넘기고 그 후폭풍을 걱정하는 와중에도 한화그룹은 '대기업 특혜'라는 또 다른 논란이 번지는 것을 몹시 부담스러워 하는 표정이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그럼 반대로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주주들의 이익은 무시해도 되느냐"고 반문하며 특혜 시비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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