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중지' 위기 넘긴 한화 그룹주 후폭풍은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심재현 기자 | 2012.02.06 05:57

(종합) "단기 악재 불가피" .. 다른 지주사도 투심 악화 걱정

한화가 매매정지를 극적으로 피했지만 한화그룹주가 타격을 받지 않을지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시 일각에선 자칫 지주사주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다른 지주사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단기악재 불가피"=한국거래소는 5일 긴급회의를 열고 ㈜한화에 대한 주식거래 정지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도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주 금요일 밤 초유의 거래정지 결정, 일요일 거래재개 결론의 소동이 일단락된 셈이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당분간 한화 관련주의 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한화그룹 계열사 중 상장사는 지주회사 격인 한화를 비롯해 총 6개다. 자회사로는 대한생명, 한화케미칼이 있고 손자회사로는 한화증권, 한화타임월드, 한화손해보험 등을 뒀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안이 워낙 큰 이슈여서 상장폐지는 모면했지만 이 자체만으로 단기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화그룹주가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오너리스크'가 기존에도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펀더멘털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하다"며 "한화케미칼은 태양광부문, 한화건설은 이라크 수주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총선·대선 코앞인데…"=일부 전문가는 한화 외에 SK, LG, 두산 등 다른 지주사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SK C&C, SK텔레콤, SK가스 등 SK그룹주는 최태원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공시와 관련해 지난 3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정치권의 '대기업 때리기'가 강화되는 와중에 이 소동이 벌어져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없지않겠냐"며 "추가 악재가 이어지면 지주사 전반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압박에 대기업그룹 스스로 실적 줄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보면 예상치를 밑돈 경우가 많다"며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충당금 등 일시적 비용 증가 등을 꼽는데 바꿔 말하면 그만큼 회계처리를 보수적으로 한다는 얘기"라고 귀띔했다.


반면 지주사 '옥석가리기'를 통해 지주사주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여전하다. 올 들어 SK가 25.6% 오른 것을 비롯해 LG(22.9%) 한화(17.0%) 두산(14.7%) 등이 줄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8.0%)을 훌쩍 웃도는 성적이다.

최근 증시가 외국인 중심의 유동성 장세로 상승세를 보인 덕도 있지만 핵심 자회사들이 선전한 영향이 컸다. LG의 경우 LG전자, LG유플러스 등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았다.

◇그룹주 펀드 영향받나=한화그룹주 펀드 투자자들은 일단 거래소의 결정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만 수익률에 미칠 영향은 좀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화그룹주에 집중 투자하는 '한화그룹목표배당형 증권투자신탁'의 수익률이 주목 대상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 펀드는 한화케미칼과 한화의 편입비가 13.02%, 11.84%(2011년 11월 기준)에 달한다.

이밖에 대한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증권 등 한화계열 주식·채권·CP(기업어음) 등에 50% 이상 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11.61%로 좋지 않지만 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5.41%, 0.38%로 개선되고 있다.

한화그룹주 펀드가 '오너리스크'에 흔들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0년 9월 한화그룹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는데 한화자산운용에서 그룹주 펀드가 나온 지 겨우 열흘 만이었다. 이 펀드는 '새내기 펀드'답지 않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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