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기술' 한미약품의 비밀병기 될까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12.02.03 06:01

한미약품, 항암·바이오 플랫폼기술 잇따라 기술수출

한미약품이 플랫폼(기반기술)기술을 잇따라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하고 있다. 플랫폼 기술은 약의 효능을 개선하는 기술로 기존의 의약품과 결합되면 새로운 형태의 약이 만들어 질 수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00년부터 플랫폼 기술개발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신물질 개발이라는 일반적인 의미의 신약개발이 아니어서 플랫폼 기술이 상업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았다.

이런 우려와 달리 한미약품은 플랫폼 기술을 다국적제약사에 기술수출을 하는 등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최근 내수시장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플랫폼 기술이 한미약품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31일 미국 스펙트럼사와 자체 개발한 바이오 신약인 호중구감소증치료제 'LAPS-GCSF'에 대한 공동개발과 상업화 계약을 맺었다.

LAPS-GCSF는 한미약품의 지속형 바이오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 (L
APSCOVERY)를 적용한 것이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 의약품의 짧은 약효 지속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기술이다. 기존 제품은 매일 주사를 맞아야 했지만 'LAPS-GCSF'는 3주에 1번 주사를 맞으면 된다.

한미약품은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 카이넥스에 경구용 항암제 개발 기술인 오라스커버리(ORACOVERY)기술을 수출했다. 한미약품은 기술수출에 따른 계약금과 단계별 마일스톤 등을 포함해 총 3400만달러를 받게 되며, 현지 판매에 따른 로열티 수입은 별도로 책정된다.

오라스커버리는 주사용 항암제를 먹는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2000년부터 7년간의 연구 끝에 항암제의 경구흡수를 방해하는 PGP(P-glycoprotein)를 차단하는 신물질인 HM-30181A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이 물질을 기존에 개발된 주사용 항암제들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라스커버리와 랩스커버리 기술은 신약개발에 다양하게 접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오라스커버리를 활용해 위암치료제 오락솔과 대장암치료제 오라테칸을 확보했고 랩스커버리를 접목해서 당뇨병치료제, 인성장호르몬, 호중구감소증치료제, C형간염치료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개별 물질을 연구하는 방식의 신약개발과 달리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경우 이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파이프라인을 다양하게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랩스커버리 등 파이프라인들의 시장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회사들과의 제휴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며 "기반기술을 통해 확보한 다양한 파이프라인들은 신약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확실히 높여 준다"고 덧붙였다.

국내 제약회사들이 여전히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방식의 R&D 전략은 신약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평가다.

실제 한미약품은 기반기술을 활용한 8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중 6개를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해 왔다.

이 회사 손지웅 R&D 본부장은 "국내 제약기업의 규모를 감안할 때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글로벌 임상에 도전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며 "개발 초기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R&D 전략을 짠 것은 세계 무대에서 통하는 국산신약을 개발하겠다는 의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의 플랫폼 수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은 기존 약에 비해 효능과 편리성은 높이는 것"이라며 "기술이전으로 향후 기수수출에 따른 자금유입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플랫폼 기술 활용한 한미약품 신약 파이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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