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은 뇌질환… 마약중독과 같아"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 2012.01.26 18:11

뇌 전문가들, 교과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강조

"인터넷·게임 중독은 필로폰, 코카인 중독과 같은 뇌질환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뇌연구 전문가인 분당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김상은 교수(54)의 말이다. 김 교수는 2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게임 중독 관련 교과부 장관-뇌과학자 간담회'에서 게임중독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 마약중독에 못지 않음을 강조했다.

그는 "뇌 영상을 연구해 보면 코카인 등 약물중독에서 일어나는 신경화학 현상과 인터넷·게임 중독에서 일어나는 신경화학 현상이 상당 부분 일치하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며 "게임중독자의 경우 일반인이 얻는 수준의 자극으로 만족을 얻을 수 없고 더 강력한 자극을 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잘못된 습관으로 생각하면 안 되고 뇌질환, 즉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환경적 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미 일부 지역의 경우 주민의 절반 이상이 마약중독 상태인데 이는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

김 교수는 건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체육활동, 예능활동을 강화하는 등 건전한 오락과 쾌락을 유발하는 교육정책이 필요하다"며 "다른 한편으로 유해환경을 차단하기 위해 폭력적인 컨텐츠를 줄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제를 맡은 가톨릭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도 "인터넷 게임 중독은 뇌질환"이라고 규정하고 일반인, 사용자, 고위험자, 중독자 등 예방 단계별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외국 학자들이 게임중독의 원산지로 한국을 지목하면서 대책도 한국이 반드시 내놓을 것이라는 말들을 한다"며 "인터넷 게임 중독의 생물학적 기전 및 유해성을 밝히고 그에 근거한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아정신과 의사인 유희정 서울대 교수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문제일 교수는 게임회사의 책무성을 강조했다. 유 교수는 게임회사에 대한 규제 필요성과 함께 회사들이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문 교수 또한 "게임회사들이 장기적 안목을 갖고 세계를 위한다는 사명을 갖고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대해 이주호 장관은 "사교육 문제를 고민하면서 공교육 강화라는 근원적 처방과 함께 학원 규제라는 현상적 처방을 동시에 추진한 바 있다"며 "학교폭력, 게임중독 문제도 우리나라가 최악의 나라이기 때문에 지덕체 균형적 교육이라는 근원적 처방과 함께 현상에 대한 처방도 같이 가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장희 가천의과대 석학교수(뇌과학연구소장), 서유헌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김경진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김영보 가천의과대 의학과 교수 등도 참석해 게임중독에 관한 의견을 이 장관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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