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 7000편 자체 제작, 지상파와 '맞짱'

머니투데이 김하늬,김동하 기자 | 2012.01.25 08:08

5500억 투자, 아침드라마·아줌마오디션 등 제작… 종편과도 확실한 차별화

케이블TV 업계의 '공룡' CJ E&M (98,900원 ▲2,200 +2.3%)이 자체 콘텐츠 제작비중을 대폭 늘려 지상파와 정면 대결에 나선다. 빈약한 콘텐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종합편성 채널들과도 확실한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5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CJ E&M은 올 한해 콘텐츠 제작에 5500억원을 투자해 7000여편의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CJ E&M이 올해 종합편성채널의 등장을 계기로 광고 단가를 높이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직접 조달하는 '정면 승부'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금액은 지난해 4200억원에서 31% 늘었다. 케이블 TV로는 새롭게 시도되는 아침드라마를 포함해 대형 오디션프로그램을 분기별로 제작하며 시청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다.

CJ E&M은 수년 동안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시도해오면서 충성도 높은 시청자를 확보했고, 종편 출범 이후에도 시청자 이탈이 적은 것으로 드러나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KBS의 곽정환, 김원석, MBC 최은경 등 스타 PD들을 영입해 자체 제작 드라마를 준비해왔다. 예능 쪽에서도 KBS 개그콘서트의 김석현 PD, '해피선데이'와 '1박2일'의 이영한, 유학찬 PD, 그리고 '남자의 자격'을 만든 신원호 PD까지 영입했다.

지난해 평균 3~4%대의 시청률을 기록해온 드라마는 새로운 주제와 케이블 TV만의 장점을 적극 활용했다. 상반기에는 '닥치고 꽃미남 밴드' , '일년에 열두 남자', '노란 복수초'와 '히어로', 그리고 '로맨스가 필요해 2'가 예정돼있다. 케이블TV에서 처음 시도되는 아침드라마 '노란 복수초'는 MBC에서 드라마 '하얀 거짓말', '분홍 립스틱', '남자를 믿었네'를 만든 최은경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일년에 열두 남자'는 SBS의 간판 드라마 '대물', '스타일', '워킹맘', '피아노' 의 오종록 감독이 CJ로 이적한 후 첫 연출을 맡는 작품이다. 3월 예정인 OCN의 '히어로'는 양동근을 앞세우고 드라마 SBS에서 '무사 백동수'로 인정 받은 김홍선 PD가 제작에 돌입했다. 드라마 시즌제 안착을 성공시킨 tvN의 '막돼먹은 영애씨'는 10시즌을, OCN 드라마 '신의 퀴즈'는 3시즌이 방영 될 예정이다.

Mnet의 슈퍼스타K의 성공은 새로운 형태의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2월에 선보이는 '보이스 오브 코리아'는 오직 목소리만으로 평가하는 보컬 오디션 프로그램. 미국 NBC에서 방영해 인기를 끌었던 '더 보이스' 프로그램을 통째로 들여왔다.

tvN은 분기별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2월부터 시작하는 '아줌마 오디션'프로그램 '슈퍼 디바 2012'를 필두로 '오페라스타'와 '코리아 갓 탤런트 2', '작곡의 왕'까지 줄지어 예정됐다. 요리사를 뽑는 '마스터 셰프'와 '몸짱 남자를 만드는 '절대남자', 싸움의 고수를 가리는 '주먹이 운다'도 신개념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해외 유명 프로그램의 포맷을 그대로 들여와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나 '도전 슈퍼모델'은 시즌4에 돌입한다. 처음 선보인 코미디 버라이어티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코리아'도 최고 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즌 1을 마감했다. SNL 코리아는 송창의 CJ E&M 방송본부장과 MBC '우리결혼했어요'를 제작한 권익준 PD의 야심작이다. 개그콘서트 출신의 김석현PD가 만들고 3.8%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코미디 빅리그'와 함께 tvN의 코미디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이밖에 올리브채널에서는 이소라, 서인영, 유진, 이승연, 이미숙, 황신혜 등 여자 연예인을 메인 MC로 내세워 일반인 출연자들과 함께 패션, 뷰티, 전신 성형 등을 상담하는 프로그램도 다수 포진돼 있다.

CJ E&M이 자체프로그램 편성비율을 높이면서 지상파 재방송 비율도 낮출 것으로 알려지자 방송콘텐츠 케이블 재판매 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케이블TV 방영권은 점차 방송사와 제작사가 함께 나누거나 제작사가 보유하는 추세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드라마를 만들어 지상파에서 방영한 후 케이블 TV에 콘텐츠를 재판매 하는 금액도 규모가 큰 수익원"이라며 "CJ측에서 올해부터는 지상파 드라마를 사서 재방송 하지 않고 자체 드라마에 주력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으며 그렇게 될 경우 드라마 제작사들의 매출도 줄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블 방영권은 보통 지상파의 20~30% 금액으로 재판매 된다. SBS 드라마 '아테나'는 예외적으로 경우 전작 '아이리스'의 후광효과로 SBS 방영권 40억, 케이블 방영권도 15억원에 판매 완료되기도 했다.

CJ가 가진 16개 채널에서 지상파 프로그램의 방영권을 재구입 하지 않을 경우 방송사의 자체 케이블 채널과 씨엔엠(C&M) 등 소수 채널에만 방영권을 판매할 수 있게된다. 이에 따라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판매 단가를 내리게 될 가능성도 있다.

베스트 클릭

  1. 1 [영상] 가슴에 손 '확' 성추행당하는 엄마…지켜본 딸은 울었다
  2. 2 선우은숙 "면목 없다" 방송 은퇴 언급…'이혼' 유영재가 남긴 상처
  3. 3 "이선균 수갑" 예언 후 사망한 무속인…"김호중 구설수" 또 맞췄다
  4. 4 [단독] 19조 '리튬 노다지' 찾았다…한국, 카자흐 채굴 우선권 유력
  5. 5 속 보이는 얄팍한 계산…김호중, 뺑소니 열흘만에 '음주운전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