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서 정부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는데요. 급기야 설을 앞두고 성수품인 사과와 배 가격을 거의 통제하다시피 해서 농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이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 같은 대책이 통한 것일까?
표면적으로는 정부의 대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관계자들과 농민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사과와 배 가격이 실제로는 많이 오르지 않았는데 정부와 언론이 비싸다는 인식부터 심어놨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축산품으로 소비가 옮겨가 사과와 배 등 과일 판매가 부진했다는 겁니다.
[녹취]서울시 농수산물공사 관계자 (음성변조)
"명절 같으면 과일류 선물용이나 소비용으로 많이 구매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언론이나 그런 인식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나가지 않은 것 같아요."
농민들은 설을 앞두고 성수품 가격이 어느 정도 오르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수확량이 줄어든 만큼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정부가 이같은 시장원리까지 통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합니다.
[녹취]청과물 도매상 (음성변조)
"물량이 줄어든 만큼 가격이 높아져야 한다는 얘기고, 산지 농가 입장에서는. 그러다보니까 기대심리가 굉장히 컸던 거죠. 생산자들이. '올해 설 대목 때는 사과 배 시세가 상당히 높게 형성될 것이다' 이렇게 예상을 했는데 실제로는 가격 형성이 그렇게 되지 않았다는 얘기죠."
결과적으로 설을 앞두고 과일 가격을 잡으려는 정부의 대책은 효과를 본 셈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가격이 오르면 안된다'는 식으로 계절적인 특성과 시장 원리를 무시하는 물가 정책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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