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는 "2년 전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요즘은 직거래 사이트에서조차 전세매물을 찾기 힘들다"며 "여러 차례 중개업소를 방문한 끝에야 월세를 20만원만 받는 사실상 '반전세'인 반지하 투룸을 겨우 얻었다"고 말했다.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에도 전세매물 품귀현상이 나타났다. 이전에는 전세매물이 다수를 차지한 데 반해 최근에는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 매물만 대폭 늘었다. 은행금리가 낮은 데다 전세금을 굴릴 마땅한 투자처도 없어 집주인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 관계자는 설명했다.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 '피터팬의 좋은 집 구하기' 관계자는 "요즘엔 전세매물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전세매물이 워낙 없으니 세입자들이 '월세'인 줄 알면서도 자꾸 흥정하려고 (집주인에게) 전화해 제목에 아예 '전세불가'라고 명시하도록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이 사이트의 현재 검색어 1위는 '전세'다.
또다른 직거래 사이트 '부동산119'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전에도 월세매물이 많았던 원룸, 투룸은 물론 전세가 압도적이던 아파트까지 월세매물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실제 사이트에서 '로열급매물'로 분류된 총 24개 매물 중 전세는 1건도 없고 모두 매매 혹은 월세다.
이처럼 출시되는 전세매물 자체가 줄어들자 세입자들의 걱정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오는 5월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구하는 최모씨(30)는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에서도, 오프라인 중개업소에서도 마땅한 전세매물을 찾기가 어렵다"며 "전세는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월세는 (대출이) 안돼 보증금을 마련하기도 벅차다"고 푸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전세시장에서 공급과 수요가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집값이 안오르니 집을 사려던 사람들도 전세로 돌아서 전세수요는 더 늘어난 반면 집주인들이 월세로 매물을 내놓으면서 공급이 줄어 전세난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시장의 미스매치를 지적한 것이다.
이어 "예전 같으면 입주아파트가 집중된 지역을 세입자들에게 추천하겠지만 올해는 딱히 그런 곳도 없어 특정 지역을 추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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