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공무원, 서울서 세종시 출퇴근 불가피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 2012.01.19 06:58

맞벌이 공무원 절반 넘어, 세종시 조기 정착에 걸림돌 될 듯

세종시로 내려가야 하는 공무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맞벌이 직원들이 두 집 살림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국무총리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세종시 이전 대상 공무원 1만172명 가운데 기혼자는 8318명, 82%로 집계됐다. 기혼자 중에서 아내 혹은 남편이 맞벌이를 하고 있는 공무원은 5223명으로 나타나 이전 대상 공무원 10명 중 5명은 맞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우자 직장 때문에 서울과 세종시에서 두 집 살림을 해야 하는 이들 맞벌이 공무원들은 주택 자금 마련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정부부처 한 사무관은 "아내와 떨어져 두 집 살림을 해야 하는데,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를 시세보다 낮게 급매물로 내놔도 팔리지가 않는다"며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으면 추가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어 대출 원금은 물론 이자 부담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고위직 공무원들 역시 세종시에 무작정 주택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 언제 옷을 벗어야 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서울의 집을 파는 것 역시 쉽지 않다. 배우자와 자녀 직장이나 학교 문제 등으로 다시 서울로 올라올 수 있어서다.

한 중앙부처 차관보는 "고위직은 대부분 승진 누락 등으로 언제 퇴직할지 몰라 신분이 불안하다"며 "퇴직 후 삶의 터전이 될 서울로 다시 올라올 것을 염두에 두고 세종시에 주택을 구입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세종시로 출퇴근을 고려하는 맞벌이 공무원도 증가하고 있다. 세종시로 내려가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겠다는 것이다.

한 서기관은 "맞벌이 공무원들의 상당수가 서울에서 세종시까지 출퇴근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출퇴근 시간이나 비용이 부담이 되지만 두 집 살림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세종시가 출범 초기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무원 이주 계획에 차질이 빚어져 자족 기능이 약화되면 결국 조기 정착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도시의 경우 통상적으로 건설 초기 정주여건 미비 등의 이유로 이주를 꺼리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한시적으로 이주 공무원들에게 저리의 주택 구입자금을 대출해주고, 취득세 감면 혜택 확대 등의 이주 지원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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