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4월부터 연 6%대 대학생 대출 나온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12.01.16 05:25

은행권, 사회공헌기금을 보증재원으로 2500억 대출…"고금리 빚진 대학생 지원"

이르면 오는 4월부터 주요 은행들이 연 6%대 금리의 대학생 전용 대출상품을 내놓는다. 고금리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고 있는 대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전용 상품이다.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둘러싼 금융당국의 압박(?)에 시중은행이 답한 것이기도 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 금융당국 등은 대학생을 위한 전환대출 상품을 출시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협의를 마무리했다.

이번 상품의 대상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에서 20~30%대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쓰고 있는 대학생들. 이들을 연 6%대의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게 하겠다는 게 기본 골격이다. 상환기한은 최장 10년 만기로 설정해 부담을 줄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조건에 따라 다소 다르겠지만 이자율이 적어도 연 6.5%를 넘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사회공헌 차원에서 가능한 금리를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래 일정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인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자릿수 금리의 대출은 불가능하다. 금융당국과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학생 전용 대출상품 개발을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A은행 상품개발 담당자는 "은행들이 추산하는 대학생 대출의 예상 연체율은 4~5%로 연이자 15% 미만의 신용대출은 어렵다"며 "자칫 대학생들을 상대로 '장사'한다는 비난까지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가계대출 연체율이 통상 1% 미만인데 반해 대학생 대출은 예상 연체율이 너무 높아 상품을 만든다면 비싼 이자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줄곧 은행권에 대학생 고금리대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강하게 주문했다. 권혁세 금감원장도 "시중은행 같은 상업 영역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신규대출을 실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최소한 고금리를 저금리로 바꿔주는 데는 기여할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은행연합회는 은행들로부터 거둬 운용하는 사회공헌기금을 활용해 금리를 낮추기로 했다. 올해 사회공헌기금 1조원 중 약 500억원의 재원으로 보증기금을 만들어 손실이 나면 이 기금으로 메운다는 방침이다. 은행들은 손실률을 20%로 계산하고 보증기금보다 5배 많은 2500억원을 대출해줄 계획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현재 대학생들이 제2금융권에서 이미 빌려쓴 고금리 대출규모는 4500억원 가량으로 이번에 나올 대출 상품이 이중 상당수를 흡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의 사회공헌기금은 매년 새로 조성되는 만큼 대학생들의 고금리 대출 시장 유입을 지속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현재 일부 공익재단이나 금융 관련 협회 등에서 직접 지원방식으로 대학생에게 대출을 해주지만 이는 재원이 바닥나면 끝나버린다.

시중은행들은 전산시스템 구축 작업 등 실무준비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4월부터 본격적인 대학생 저금리 대출을 시작할 계획이다.
↑ 한 시중은행의 영업점 창구 전경. ⓒ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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