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유로존 등급강등…시장 영향은 '단기적'(종합)

머니투데이 강호병 부장, 권다희 부장 | 2012.01.14 12:05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즈(S&P)사가 유로존 국가 신용등급을 무더기 강등했다.

그러나 이미 등급강등 경고가 단행됐고 강등 리스크가 가격에 반영 돼 시장 영향은 크지 않으리란 관측이다.

13일(현지시간) S&P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등 최고등급인 AAA 국가의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스페인은 AA-에서 A로, 이탈리아는 A에서 BBB+로 두 단계 하향조정했으며, 포르투갈에 대해서는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각각 강등했다.

이와 함께 S&P는 독일과 슬로바키아를 제외한 모든 유로존 국가들의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 2013년 말까지 추가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독일은 네덜란드, 핀란드, 룩셈부르크와 함께 AAA 등급을 유지했다. 벨기에도 AA등급이 유지됐고 에스토니아, 아일랜드 역시 등급을 유지시켰다.

S&P는 지난해 12월초순 유로존 16개국, 유럽금융안정기금(EFSF), 유럽연합(EU) 등 을 무더기로 등급하향을 위한 관찰대상에 올린 바 있다.

시장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다. 등급 강등 당일인 13일 뉴욕 증시 다우 지수가 0.4% 하락했으며 S&P500 지수가 0.5% 하락했다. 장 초반 보다 오히려 낙폭을 줄인 채 거래를 마쳤다.

유럽 악재에 내성이 생긴데다 S&P의 등급 강등설이 지난해 말부터 계속 제기된 영향이다.

다만 유로는 하락했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일대비 1.05% 하락한 1.2680달러로 거래르 마쳤다.

유럽 무더기 강등은 앞으로도 단기 악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후 시장 충격이 단기간에 사라졌다는 점을 들어 이번 등급 강등 역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 마크 파버는 "신용등급 강등이 이미 가격에 반영돼 왔다"며 "등급 강등이 글로벌 증시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해 8월 S&P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 큰 영향이 없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8월 5일 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 후 뉴욕 증시 다우존스지수가 600포인트 빠지며 리먼브라더스 당시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으나 시장은 2달간의 변동 장세를 견뎌낸 뒤 유럽 우려가 사그라지자 랠리를 다시 시작했다.

스티펠 니콜라우스의 데이비드 루츠 트레이딩 담당 이사는 "시장은 투명성과 명확함을 좋아 한다"며 "투자자들이 (등급 강등으로) 이 같은 투명성을 느끼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등급 강등이 올해 4분기나 내년에 발생했다면 시장이 3~4% 하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나이티드-아이캡의 브라이언 라로스 애널리스트는 "13일 가격 하락은 반사적인 반응"이라며 "투자자들은 이를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라로스 애널리스트는 오히려 뉴욕 증시 S&P500지수가 단기적으로는1300까지 상승할 것이라 예상했다.

웰스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짐 폴센 투자전략가는 "등급 강등 소식은 '뉴스'이며 의심의 여지없이 거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러나 트레이더들의 유럽에 대한 반응은 미국 경제의 행보에 의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고한 모습을 보인다면 유럽 상황에 그리 취약한 모습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유럽 강등 자체로는 단기 악재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나 악재가 다른 악재와 결합될 경우에는 파장이 커질 가능성은 있다.

파버는 등급 강등이 유로 가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로는 하락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유럽의 기업들이 상당량의 달러 표시 부채를 갖고 있는데 유로가 하락하면 기업들의 부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버는 등급강등만으로는 시장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테지만 유로존 탈퇴 같은 빅뉴스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그리스만 유로존을 탈퇴한다면 재앙적인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가 탈퇴한다면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폴센 투자전략가도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유럽 사태가 더 큰 역풍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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