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안떴으니 아직 침체다" 정부의 조바심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2.01.13 04:09

아파트 거래량 대폭증가 불구…정부 "강남 규제완화"


- 지난해 아파트 실거래 59만여건…전년比 23.7%↑
- 국토부 "강남3구 불안 여전, 시장활성화 아직 멀어"
- "강남 부동산 살리려다 주택시장 불안만 키울 것"


↑지난해 전국 아파트 거래량이 연간 59만4795건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3.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부는 여전히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다며 강남3구에 대한 추가 규제완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임성균 기자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서민주거안정과 거래 활성화가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집값 떠받치기'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고가의 강남아파트값이 떨어지고 거래가 잘 안되는 것이 서민주거안정과 무슨 연관이 있습니까?"

지난해 전국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대비 대폭 증가했다는 정부 통계 결과에 대한 한 전문가의 반응이다. 부동산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실거래량이 증가세로 돌아섰음에도 여전히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강남3구에 대한 규제완화를 추진한 정부의 진정성에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다.

◇실거래 늘었는데도 부동산시장은 침체?
13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 건수는 전국 59만4795건으로, 전년에 비해 23.7% 늘었다. 2008~2010년 3년간 평균 거래량에 비해서도 20.0% 증가한 수치다.

↑아파트 실거래량 추이 ⓒ자료: 국토해양부
수도권은 20만5426건으로, 2010년(14만693건)보다 46.0% 급증했고 3년 평균치와 비교해도 14.9% 늘었다. 서울은 5만4962건으로, 전년대비 35.3%, 3년 평균에 비해선 3.8% 각각 증가했다. 특히 지방의 아파트 거래량은 매년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지난해 총 38만9369건을 기록, 전년대비 14.4%, 3년 평균대비 22.9%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량이 늘면서 아파트값 하락세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0년 1.01% 떨어졌던 전국 아파트값은 2011년 한 해 동안 2.04% 올랐다. 지방은 6대 광역시가 7.65% 오른 것을 비롯해 도 단위권의 경우 11.04% 상승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규공급이 주춤하면서 수급 불균형상태가 2~3년간 이어진 것이 가격 상승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서울 등 수도권은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낙폭은 전년대비 축소했다. 2010년 2.44% 급락했던 서울 아파트값은 전년대비 1.73% 하락하는데 그쳤고 경기·인천 아파트값도 지난해 0.5%(2010년 -3.77%) 내렸을 뿐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공급 부족이 이어졌던 지방 시장은 지난해부터 완연히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고 수도권도 낙폭이 일부 줄어들면서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듯하다"고 말했다.

◇"강남 띄우기가 서민주거안정과 무슨 상관?"
그럼에도 국토부는 강남3구가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에 국내 부동산 경기가 완전히 살아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강남3구 거래량은 2009년 1만7786건으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엔 9985건으로 줄었고 아파트값도 2.25%(강남 -3.11%, 서초 -0.25%, 송파 -2.97%) 내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거래가 늘어난 것은 전셋값 상승으로 매매전환이 일어났고 급매물 거래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부동산시장 흐름의 척도인 강남3구의 거래와 가격이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에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강남3구에 대한 추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국토부는 지난해 1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강남3구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했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2년간 유예 조치를 취했다. 이에 더해 총부채상한비율(DTI) 규제를 받는 투기지역 해제까지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가아파트가 즐비한 강남3구가 전체 부동산시장을 대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강남3구 문제를 단순히 부동산시장 활성화 문제와 연결시키긴 어렵다"며 "규제 완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남3구에 대한 추가 규제 완화가 오히려 집값 급등의 빌미를 줘 투기 심리를 조장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현재의 부동산시장이 침체됐다는 주장은 과거 집값 급등기에 비해 거래와 가격이 부진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강남3구에 대한 규제를 풀자는 건 투기를 방조해 집값을 띄우자는 얘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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