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 폭락? 식당 문턱 넘는 등심값 '그대로'"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 2012.01.05 16:24

식당 운영자들, 유통구조 문제·특수부위 인기·인건비 등 문제 지적

"식당으로 들어오는 고기값이 그대로인데 메뉴판 가격을 어떻게 낮출 수 있겠어요?"

한우 취급 식당들은 5일 한우 가격 폭락으로 축산농민들이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메뉴판 가격'을 내릴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하락한 한우 가격이 유통단계를 수차례 거치면서 식당에는 평소와 같은 가격으로 유통된단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한우 전문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고기가 현지에서 식당으로 오기까지 적어도 4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친다"며 "현지 농가에서 한우를 싸게 팔았더라도 유통업체들이 이득을 더 챙겨가기 때문에 식당으로 들어올 때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일대 한우 취급 식당에서는 현재 한우 안심·등심이 180g당 3만원~3만5000원, 살치살이 4만원~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여의도에서 약 8년간 한우 전문식당을 경영해온 B씨도 식당으로 들어오는 고기값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B씨는 "식당에서 파는 등심과 안심 같은 특수부위는 국내산 물량이 항상 부족한 상황"이라며 "한우 가격이 싸져도 특수부위의 경우 수요공급 법칙상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입산 소고기 증가가 한우 가격 폭락의 주요 원인인데 특수부위의 경우 소비자들이 한우를 찾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A씨는 "현지에서 소를 수집해 파는 첫 번째 도매상이 가장 이득을 챙겼을 것으로 본다"며 "정부에서 축산업 유통구조 틀에 손을 대지 않는 이상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또 고기 외 부대비용이 상승하는 추세에서 식당으로 유통되는 고기값이 하락하더라도 식당 판매가가 바로 내려가긴 어렵다고 토로했다. 야채 등 식자재비와 임대료, 인건비 등이 연초가 되면서 한 번 더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B씨는 "연초가 되면 가게 임대료가 적어도 10%가 오르고, 인건비도 인당 월 10만원은 인상해줘야한다"며 "한우 가격 변화가 바로 판매가 변화로 이어지기 어려운 다른 이유"라고 전했다.

여의도 일대 음식점을 운영하는 다른 소상공인들도 "불경기에도 꾸준히 오르는 임대료는 큰 부담"이라며 "만약 한우 가격이 kg당 3000~4000원 내려가도 그 비율대로 판매가격을 낮추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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