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미국서 '마의 10%'벽 돌파할까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2.01.06 05:30

132만대 팔면 10% 돌파…'품질 경영' 날세워 日 반격 뿌리친다

"세계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10대중 1대 꼴로 현대·기아차가 팔린다면…."

'품질경영'으로 질주하고 있는 현대차가 성장세를 지속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 점유율 10%의 벽을 넘어서는 것은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일본 브랜드가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채비를 갖춘 때문이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품질도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여서 실현불가능한 꿈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판매량 사상 최대= 현대·기아차는 2011년 미국 시장에서 모두 113만1183대를 판매해 점유율 8.9%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미국 판매가 110만대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판매량은 전년 대비 26% 증가했고, 점유율은 1.2%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동일본 대지진과 엔고 직격타를 맞은 일본 브랜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토요타와 혼다의 지난해 판매는 모두 7% 감소했다. 그나마 닛산이 15% 끌어올리며 선전했다.

현대·기아차는 아쉽게도 미국서 '빅5'에 진입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 1위는 점유율 19.6%(판매량 250만3797대)의 제너럴모터스(GM)였고 △포드(16.8%, 214만3101대)△토요타(12.9%, 164만4660대) △크라이슬러(10.7%, 136만9114대) △혼다(9%, 114만7285대)가 그 뒤를 이었다.

◇점유율 10% 돌파하려면=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성장세를 이어 올해 점유율 10%를 돌파하는 경우 '빅5'에 들 수 있다. 이를 위해선 현대·기아차가 올해 132만대 이상을 팔아야 한다. 지난해 보다 판매를 17% 가량 늘려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 판매 증가율이 2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려운 목표는 아니다. 최근 5년간 성장세를 봐도 그렇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08년 5.4%에서 지난해 8.9%로 도약해 매년 1.16%포인트씩 상승했다. 이 추세를 이어간다면 점유율 10%대에 안착할 수 있다.

한·미 FTA 효과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완성차에 부과되는 관세 2.5~25%는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되는데 부품 관세 4%는 FTA 발효 즉시 사라져 전반적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본 반격 등 변수=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적잖다. 우선 미국 시장 성장세 둔화 가능성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미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는 1342만대로 지난해 1275만대 대비 5.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 10.6%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말 부터 기지개를 켜고 있는 일본 브랜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지진에 따른 재고 부족은 이미 해결된 상태고, 토요타와 혼다는 주력 모델인 캠리와 시빅 등을 미 현지에서 생산해 엔고 부담을 넘을 방책을 마련했다.

현대·기아차는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등 '품질 경영'으로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책정한 R&D 투자는 5조1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대비 10.9% 늘어난 규모다. 2008, 2009년 3조원 대에 머문 R&D 투자는 2010년과 2011년 4조원대로 늘어났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 둔화로 현대차가 어느 때 보다 내실과 품질을 다질 것"이라며 "일본의 반격을 어떻게 뿌리치느냐가 올해 미 시장 점유율 10% 안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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