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창업, 서두르면 안돼~~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 2012.01.05 18:33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올해에도 대한민국 경제의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베이비부머는 1955년부터 1963년에 출생한 세대로 대한민국 경제 역군으로 활약했지만, 이제 은퇴 후 생활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베이비부머 퇴직이 사회 문제인 이유는 4가구 중 3가구의 은퇴 준비가 미진하기 때문이다. 현제 보유한 자산으로는 노후생활이 불가능한 것이다.

◇ 창업에 임하는 자세 남달라야..
23년 동안 조직과 시스템이 탄탄한 대기업에 재직하다가 창업전선에 띄어든 심 모 씨는 건강식품판매점을 운영해 월 평균 600만 원가량 수익을 올리는 직장인 출신 창업자. 굴지의 대기업 재무팀에서 23년 간 재직한 후 명예 퇴직했다.

“회사 내규 상 정년퇴직은 55세지만, 통상 50세 전후면 퇴직 압박을 받게 됩니다.”
심 씨가 퇴직 후 바로 창업전선에 띄어든 것은 아니다. 경력을 살려 재취업하기 위해 해외법인이나 계열사 관리직을 노크했지만 쉽지 않았다.

대기업에 재직할 때는 쉽게 생각했던 중소기업 임원 자리도 문턱이 높았다. 연봉이 낮아서 심 씨가 입사를 포기하기도 했고, 40대 초중반 대표이사가 꺼려서 입사가 무산되기도 했다.

재취업을 포기한 심 씨는 인터넷을 통해 창업 정보를 습득한 후 창업했다. 중고등학생인 자녀들의 교육비며 생활비 부담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창업을 서두른 것이다.

심 씨처럼 재취업의 어려움 때문에 창업에 띄어드는 사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베이비부머의 제 2 인생이 창업에 초점이 맞춰지는 셈이다.

정부에서도 베이비부머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 컨설팅 프로그램, 자금 지원 프로그램 등을 가동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출신들의 창업 실패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베이비부머라면 창업에 임하는 자세도 남달라야 한다.

◇ 베이커리, 근면 성실 부지런함으로 도전
김창완 씨(48세, 뚜레쥬르 역곡역남부점, www.tlj.co.kr)는 22년 간 전자제품회사에서 근무하다 은퇴 후 창업한 사례. 지난 2009년 5월 부천 역곡역 1번 출구 주변에 24평 규모 베이커리 카페를 오픈한 이후 월 평균 6500만 원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11년 5월부터는 베이커리 카페풍으로 인테리어를 바꾼 이후에는 매출이 더욱 향상되었다.

퇴직자 출신인 김 씨가 창업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직장생활에서 쌓아왔던 근면, 성실, 서비스 정신 때문이었다.

김 씨 매장은 오전 6시30분부터 새벽 1시까지 영업하는데 김 씨는 오전 7시30분에 출근해서 하루 종일 매장을 지킨다. 매장을 오픈하면서부터 헤이해지지 않고 꾸준히 지켜온 것이다.

“나이가 있는 만큼 피곤할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매장 내 2평 남짓한 공간에서 선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냥 앉아서 매출이 올라가기를 기다리지도 않는다. 물량 단위가 큰 고정 거래처인 학교와 병원 등에 영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본사에서 제공하는 사은품 외에도 개별 쿠폰과 케이크를 떠서 접시에 놓기 쉽게 제작된 특수칼을 제공하기도 했다.

김 씨의 이런 노력 덕분인지 최근에는 학교와 유치원에서 매주 고정적으로 주문이 들어온다.

“물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매주 정해진 물량이 정해진 시간에 판매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정적입니다. 또한 납품 시간대가 오후 1시에서 오후 4시까지 비교적 한산한 시간인 것도 시간 활용에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김 씨는 창업한 후 가장 큰 변화로 아내와의 정이 돈독해진 것이라고 한다. 매일 회사에 나가는 생활이 반복되었는데 매장에 늘 함께 있으니 못했던 얘기들도 나누게 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

“아내는 샌드위치 조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자녀들 역시 방학이 되거나 크리스마스 등의 시즌에는 매장에 나와서 일을 돕습니다.”

베이비부머의 창업은 생활비와 교육비 마련 등을 위한 절실함도 있지만,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데서 오는 무력감을 해소하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 창업, 서두르지 않았다.
박인규(58세, www.jangbi.co.kr) 씨는 2010년 8월 진해시 석동에 30평 규모 갈매기살구이전문점을 오픈했다. 하루 150만 원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테이블이 2번 정도 돌아갈 정도로 장사가 잘된다.

박 씨는 원래 해군 병기 분야 준사관(준위)으로 35년 4개월 동안 군 생활을 했다. 지난 2008년 제대한 이후 저축해놓은 자금과 매월 250만원 씩 나오는 연금으로 생활하기로 결심했던 것. 하지만 제대 후 1년도 지나지 않아서 박 씨는 재취업과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편안한 휴식 시간이 마냥 좋았지만, 원래 활발한 성격에 마냥 놀기만 하려니 힘들더군요.”

박 씨는 주변 만류도 뿌리치고 재취업에 도전했지만 몇 차례 고배를 마시고 포기했다. 50대 후반인 박 씨에게는 취업문도 좁았지만, 100만원 남짓한 월급을 수용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재취업을 포기한 박 씨는 음식점 창업을 염두에 두고 전국 맛집을 수소문하면서 정보를 얻어 나갔다. 연금을 꼬박꼬박 받는 만큼 창업을 서두르지 않았다.

그렇게 정보를 수집하다보니 맛은 가맹본사에 맡기고 운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창업이 눈에 들어왔고, 올해 초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갈매기살전문점 브랜드를 오픈하게 되었다.

“갈매기살 500g을 1만4천원에 제공하는데 양도 푸짐할 뿐 아니라 기름진 삼겹살에 비해 담백하여 여성에게도 어필하고 있습니다.”

박 씨가 장사를 시작한 후 가장 어려웠던 것은 접객 서비스. 친절한 태도를 보이려고 해도 마음이 따라주지 않은 것이다.

“오랫동안 지시만 하던 터라, 고객의 지시를 받는 입장이 되니 어색하기도 하고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더군요. 하지만 서비스도 엄연한 일이라는 생각으로 몸과 마음에 베이도록 연습하고 있습니다.”

박 씨의 접객 서비스 수준은 점점 높아져서 현재는 단골들과 농담을 나눌 수 있는 수준까지 향상되었다고 한다.

박 씨는 아내와 아들, 처남 등 가족과 함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혼자 운영했다가 일주일에 한 번씩 바뀌는 종업원 때문에 가족 창업을 계획하고 실행했다.

“가족이 합심해서 운영해 나가니 어려움이 없더군요. 아내는 주방, 아들과 처남은 홀 서비스, 저는 관리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박 씨의 매장은 진해시 석동 먹자골목에 위치한다. 서울의 흑석동 등 대학가와 주택가가 혼재된 지역으로 볼 수 있다. 주 고객은 20~40대 가족 손님들, 특히 주부나 여대생들의 손에 이끌려 매장을 찾는 남성들이 눈에 띈다고 한다.

번화하지 않은 곳에 구이전문점 5곳이 경쟁해도 ‘기름기 없는 갈매기살’을 먹기 위해 여성들이 매장을 찾는다. 30평 규모 매장에 테이블 18개를 두고 운영하고 있다.

여성 고객의 마음을 잡기 위해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썼다. 여성들이 신발 벗기를 꺼린다는 것을 관찰을 통해 알게 되어 방에 단체석을 두던 것을 테이블 쪽으로 단체석을 옮기기도 했다. 또한 가족단위 고객들은 방을 선호하기 때문에 밸런스가 잘 맞는다고 한다.

박 씨는 창업할 때 점포구입비 1억 원, 개설비 6천만원을 투자했다.

현재 박 씨 매장의 영업시간은 오후 4시부터 새벽 2시까지. 고객이 있으면 문을 닫지 않고 새벽까지 영업한다. 직원은 가족을 빼고 아르바이트 2명과 설거지 전담 직원 1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바쁜 시간인 저녁 7시부터 밤 9시 30분까지는 테이블이 2번 정도 회전하므로 모든 직원이 투입된다.

박 씨가 군 생활에서 터득한 것이 영업에도 활용된다고 한다. 고객들이 앉아 있는 모습을 관찰하면 무엇을 원하는 지를 먼저 알고 대처할 수 있다는 것.

임진년 베이비부머 창업은 증가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창업에서 모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창업에서 성공하기 위한 다각도의 준비를 통한 창업 실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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