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파산은행 5년 만에 급감···불안감 여전해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2.01.03 16:22

파산은행 수 92개 · '파산 위험' 은행 844개..지난해 2분기부터 감소세

지난해 한 해 동안 미국에서 파산한 은행 수가 5년 만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파산 위험을 안고 있는 이른바 '문제 은행'은 크게 줄지 않아, 은행권을 둘러싼 위험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3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관리하고 있는 7384개 미국 상업은행 가운데 작년 한해 92곳이 문을 닫았다. 파산은행은 2009년140개에서 2010년 157개로 증가하다가 지난해 큰 폭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감소는 2006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파산은행 수가 줄었다고 해서 은행권이 안정화됐다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파산 등 부실 가능성이 있어 FDIC가 문제 은행(problem banks)으로 지정한 곳이 844개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은행'은 2006년 12월 50개, 2007년 22월 76개에 불과했지만 미국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2월 252개로 급증했고, 2010년 말 884개, 2011년 1분기 888개까지 확대됐다. 작년 2분기(865개)부터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몇 년 전에 비해 문제 소지가 있는 은행들이 빠르게 정리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파산 직전 체력이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는 기간은 상대적으로 길어지고 있어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문을 닫은 은행의 66%가 '자본 대폭 미달' 상태였는데 2010년 파산한 은행 가운데 29%가 자본 미달 상태였던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더구나 이들 은행은 파산 최소 6개월 직전부터 자본이 턱에 닿아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 자본건전성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인 자기자본비율(tier1)은 2010년에 비해 25%나 낮아졌다.

이는 규제당국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의회 회계감사원(GAO)은 지난 6월 규제당국자들이 모순적인 행태를 보여주며 은행이 악화되는 징후를 재빨리 잡아내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자들은 문제가 되고 있는 은행들을 고의적으로 방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 자본을 확충하는 등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에 파산 속도가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 재무부 통화감독청(OCC)관계자는 "우리가 기회를 줘서 살릴 수만 있다면 그들이 자본을 확충하도록 기꺼이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자본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은행들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미국 그린빌에 위치한 패리어트 은행은 9400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2010년 3월 이래로 자본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 FDIC는 안정적 수준으로 자본을 늘릴 것을 요구했지만 은행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간신히 생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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