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자라 열풍 겁나지 않아요"

머니투데이 이명진 기자 | 2011.12.25 14:22

[패션피플 인터뷰] 친환경 브랜드 이새 정경아 대표

↑정경아 이새 대표

유니클로·자라 등 패스트 패션의 유행 속에 꿋꿋하게 자연염색과 전통 직조법을 고집하는 ‘슬로우 패션’ 브랜드가 있다. 바로 친환경 패션브랜드 이새인데, 편안하면서도 오래 두고 입을 수 있는 '100% 자연 염색·소재'의 옷을 만든다.

최근 친환경 소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디자인을 새롭게 바꾸면서 이새는 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새의 정경아 대표(43, 사진)를 만나 자연소재 패션에 대한 철학과 꿈에 대해 들어봤다.

“일반 화학염색에 비해 자연염색은 시간과 손길이 많이 필요합니다. 들판에서 자라나는 친환경 섬유 케나프와 쐐기풀로 옷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전통 베틀로 짜낸 모시, 삼베 역시 많은 정성과 수고가 있어야 하지요.”

처음 정 대표가 친환경 소재와 인연을 맺은 것은 11년 전이다. 대학 때부터 우리 옷에 관심이 많았던 정 대표는 2000년 ‘itbit (잇빛)’이라는 이름으로 개인 매장을 처음 열었다. 이후 인사동으로 이전하면서 매장 이름을 ‘가람’으로 변경하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사업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정 대표는 2005년 본격적으로 ‘이새’라는 이름으로 브랜드를 론칭했다.

직원 80명의 이새는 지난해 150억의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 1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내년에는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꾸준하게 그리고 내실을 다지며 탄탄하게 성장 중이다. 친환경을 콘셉트로 한 대중 브랜드가 거의 없는 국내 패션시장에서 이새는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정경아 이새 대표

정 대표는 이새만의 경쟁력을 "자연과 사람의 정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패스트 패션 열풍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사업을 전개하는데 제약이나 어려움이 아직 많다고 했다. “새로운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고 싶어도 원단을 소량으로는 판매하지 않아 손해를 감수하고 대량 구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소기업으로선 큰 부담입니다. 또 자연염색의 경우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 한 원단에서도 색상이나 무늬가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를 ‘불량’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있어서 난감할 때가 있지요."

정 대표를 더 걱정스럽게 하는 것은 장인들이 사라져가는 현실이다. “대학때부터 자연염색이나 모시 삼베를 직조하는 장인들을 찾아다니며 배우고 익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분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값싼 중국산 원단이 밀려들면서 시장 경쟁력을 잃은 탓도 있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켜가는 그들에 대한 사회적 대우가 너무 열악한 탓도 있어요."

이런 시대변화에 정 대표는 연구와 도전으로 맞서기로 했다. 이새는 올해 연구개발(R&D)팀을 신설했다. 자연염색과 전통 직조법을 연구하고, 이를 조금 더 시스템화해 새로운 염료와 색을 개발하자는 취지에서다. 아울러 생활용품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내년 초 공정무역을 통해 생활용품 브랜드 ‘메라하트’를 론칭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소재 개발을 위해 인도, 네팔, 캄보디아 등으로 출장을 많이 다녔는데, 소박하면서도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다양한 생활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한국에서도 판매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정무역은 단순한 지원이 아닙니다. 인류가 함께 살아가는 공생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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