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상품의 스마트한 반란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 2011.12.20 10:25

[머니위크 커버]2011 혁신상품을 만든 사람들/국민은행 상품개발부

편집자주 | 신묘년(辛卯年)은 국내외적으로 위기가 끊이지 않았던 해였다. '수무푼전'(手無分錢:가진 돈이 하나도 없다)이나 '망자재배'(芒刺在背:조마조마하고 편하지 않은 마음)와 같은 우울한 사자성어가 한해를 축약하는 말로 꼽힐 만큼 침체된 시기였다. 경제 역시 위축됐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얼어붙은 국민들의 가슴을 뛰게 한 '혁신 상품'은 탄생됐다. 머니위크는 송년호를 통해 올 한해동안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복하게 한 혁신상품 개발자들을 만나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인 그 비결을 들여다봤다.

"1= 소, 2= 돼지, 3= 양, 전산코드에 뜬 단어들을 보고 다들 웃었습니다. 모두들 재미있고 신선한 아이디어라고 했지만, 실제 개발과정은 녹녹지 않았습니다."

최근 '모바일뱅킹 가입자 수 200만명 돌파'의 고지를 점령하며, 스마트폰 뱅킹 시대를 주도해가는 국민은행의 비결은 기존 상식을 뒤집는 '깜찍한 반란'에 있었다. 올 한해 은행권의 빅히트 상품으로 꼽히는 'KB Smart★폰 적금/예금'에 이어 지난 5월에는 금융상품과 개인 블로그를 결합한 'KB 드림톡 적금'을 내놓으며 연타석 홈런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수 국민은행 수신부 팀장은 "새롭게 열리는 스마트폰 기반 상품을 준비하면서 우대이율만 더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어울리는 즐겁고 재미있는 상품을 내놓은 것이 좋은 반응을 얻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 딱딱한 금융상품 편견 벗고 사람냄새 폴폴~



사진=류승희 기자

#1. '온가족 보약해먹기~.'
늘 피곤해하는 남편, 환절기마다 감기 달고 사는 우리 아이를 위해 불끈불끈 힘 솟는 보약 한첩씩 대령이요.
#2. '깨알저금해서 아이패드!'
커피값 아끼고 택시 한번 덜 타고, 군것질 줄이면서 깨알같이 저금해서 아이패드를 내손에 쥐고 말겠어요!

#3. '손주들 중학교 교복'
이쁜 민석, 유나야 공부 잘 해!

'KB 드림톡 적금'의 홈페이지(http://talk.kbstar.com)에 올라온 다양한 저축 목표들이다. 이렇게 개인들이 저축 목표를 세우면, 저축할 때마다 목표한 금액의 달성률이 '%'로 표시되고 주변인들의 격려가 이어진다. 딱딱한 여느 금융상품 안내 홈페이지와는 다른 훈훈한 분위기다.

이은영 수신부 대리는 "KB 드림톡 적금은 돈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사연도 남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작든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기록하고 지인들과 함께 나눔으로 금융상품을 통해 즐거움을 제공하는 스토리텔링 기능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의 장래를 위해 저축을 시작하는 어머니, 부모님 여행 경비 마련을 위해 열심히 저축하는 학생, 결혼준비를 하는 예비부부들의 갖가지 사연들이 블로그에서 공유되며 온기를 전한다.

국내 최초 SNS기반 상품이다보니 아이디어를 실제 구현하는 과정이 만만찮았다. KB 드림톡 적금의 경우 전산개발자만 50여 명이 투입돼 약 3달간 머리를 맞대고 씨름을 했다. 이에 앞서 출시된 KB Smart★폰 적금/예금 역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첫 상품이어서 산통이 적잖았다. 이 대리는 "가끔 고객들 중에 농장의 돼지는 언제 자라냐, 돼지가 꿀꿀 울수는 없느냐와 같은 주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용량 문제 등으로 다 구현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고객들의 의견은 이후 신상품이나 상품 보완 과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혁신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 기실 블로그를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잘 활용하지 못하면 어려울 수 있어 개발 관계자들도 큰 반응을 기대 못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불길이 확대되는 느낌이라고 전한다. 지난 5월 출시된 KB 드림톡적금은 2만9875좌에 303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KB Smart★폰 적금/예금은 11만9120좌에 7310억원의 판매고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는 고객이 다른 고객을 추천하면 모두에게 우대이율을 제공하는 '추천우대 이율' 제도도 한몫했다. 이은영 대리는 "영업점에 근무할 때 젊은 직원들은 금융상품 추천이나 소문을 듣고 가입하는 경향이 높은 것을 보고, 추천을 통한 혜택 부여를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러한 고객 추천제도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건 그만큼 혁신상품들이 고객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것. 이상수 팀장은 "KB Smart★폰 적금/예금과 드림톡적금이 각종 혁신상품과 히트상품 상을 수상했다는 점 외에도 고객이 고객을 추천하는 금융상품이라는 것에 자부심과 (고객에 대한) 감사함을 느낀다"며 2012년에는 스마트폰 기반의 혁신상품 3탄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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