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의 비결? "절대다수가 공감해야 터진다"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 2011.12.25 09:22

[머니위크 커버]2011 혁신상품을 만든 사람들/서수민 <개그콘서트> PD

편집자주 | 신묘년(辛卯年)은 국내외적으로 위기가 끊이지 않았던 해였다. '수무푼전'(手無分錢:가진 돈이 하나도 없다)이나 '망자재배'(芒刺在背:조마조마하고 편하지 않은 마음)와 같은 우울한 사자성어가 한해를 축약하는 말로 꼽힐 만큼 침체된 시기였다. 경제 역시 위축됐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얼어붙은 국민들의 가슴을 뛰게 한 '혁신 상품'은 탄생됐다. 머니위크는 송년호를 통해 올 한해동안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복하게 한 혁신상품 개발자들을 만나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인 그 비결을 들여다봤다.

베스트셀러보다 더 의미 있고, 이루기 힘든 것이 스테디셀러일 것이다. 방송 프로그램 중에서 스테디셀러를 꼽으라면 단연 KBS의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를 들 수 있다. 많은 인기를 끌던 타 방송사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한 순간 시청률이 떨어지면서 폐지됐지만, <개그콘서트>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개그콘서트>에서 유난히 많은 스타들과 유행어들이 탄생하면서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졌다. 얼마 전에는 한 국회의원이 개그맨을 고소하자 <개그콘서트>의 여러 코너에 이 국회의원을 풍자하는 내용을 다수 집어넣어 방송가에 신선한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서수민 <개그콘서트> PD를 직접 만나 인기 비결을 들어봤다.

◆"시청자와 공감대 형성이 인기 비결"

서 PD는 올해로 방송 경력 17년차인 베테랑이다. 1995년 KBS에 입사해 1999년 <개그콘서트> 조연출을 맡았다. 이어 <폭소클럽> <비타민> <스펀지> <뮤직뱅크> 등 KBS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다 지난해 말 다시 <개그콘서트>로 돌아왔다. 서 PD는 <개그콘서트>의 인기 및 장수 비결과 관련해 선후배 간의 조화와 공감대 형성의 중요성을 높이 꼽았다.

서 PD는 "일단 방송국에 개그 프로그램을 위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며 "또 한 두 명의 개그맨이나 연출자에 의해 프로그램이 좌지우지 되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끈끈하게 뭉쳐서 만들어 나간다"고 밝혔다.


사진=류승희 기자

<개그콘서트>에서 스타가 배출돼 다른 예능프로그램으로 옮긴다 해도 그 뒤를 받쳐줄 후배들이 든든히 버티고 있는데, 이는 개그맨들이 꾸준히 방송국으로 출퇴근하면서 서로 많은 스킨십을 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선후배 개그맨들이 많은 시간을 함께 하다 보니 서로 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는 "개그를 짤 때 집중해야 할 두 가지 포인트를 자주 강조하는 데 우선 지나치게 한 가지 일에만 푹 빠지지 말라는 것"이라며 "또 절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것을 소재로 삼으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애정남' '사마귀 유치원'의 최효종이 국민개그맨으로 급부상한 것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덕분이다. 또 얼마 전부터 시작한 새 코너 '풀하우스'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이유도 우리 사회의 주택문제가 결부돼 있기 때문이다.


◆"예능PD는 트렌드 선도 할 수 있어야"

서 PD는 개그맨 또는 예능PD 지망생들을 위한 조언도 전했다. 좋은 개그를 하려면 일단 똑똑해져야 한다는 게 서PD의 생각이다.

그는 "무모하게 본인이 망가지면서 웃음을 자아내려는 사람들이 있는 데 보는 사람이나 자신마저도 민망해 지는 것은 진정한 개그가 아니다"며 "웃음의 포인트를 잡을 줄 알고 연기력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기력이 뛰어난 개그맨으로 김준현을 예로 들었다. 어떤 상황이나 설정이 주어져도 그것을 잘 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의 22기 동기인 최효종, 김원효, 박지선, 박영진, 박성광 씨 등도 모두 뛰어난 연기력을 갖고 있으며 현재 <개그콘서트>를 이끄는 인물들이라 평가했다.

예능PD와 관련 서 PD는 "예능PD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며 "예능은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트렌드를 따라 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능PD는 트렌드의 선두주자라는 생각으로 일에 임해야 하고 대중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힘을 지닌 사람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시청자들에게 당부의 말도 남겼다. 서 PD는 "희화화란 단어 자체를 불쾌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조금 더 넓은 아량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며 "그것으로 인해 코미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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