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대중화를 표방하는 연극열전의 4번째 시리즈 개막작 '리턴 투 햄릿'의 작·연출을 맡은 장 진 감독(사진)을 9일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및 시연회에서 만났다.
장 감독은 "(사람들은) 자꾸 내가 오랜만에 연극계로 돌아왔다고 하지만 난 뒤지지 않게 작업하고 있고, 내게 연극은 규명이 필요 없는 시작인 것 같다"고 말했다.
'리턴 투 햄릿'은 '햄릿'을 공연하는 극장의 분장실을 배경으로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준비하는 배우들의 진솔한 모습을 다뤘다. 각자 다른 개성의 배우들이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겪는 갈등과 삶의 애환을 장 진 식으로 코믹하게 풀었다.
장 감독은 "분장실에서 배우들이 나누는 화법에는 그들의 진짜 생활에 대한 얘기가 있다"며 "누군가 분장실에 와서 엿듣는다면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극의 중후반으로 가면서 분장실 배우들의 이야기와 함축된 '햄릿'의 장면들이 마당극 형식으로 짜임새 있게 오가며 장 감독 특유의 엇박자 유머와 코미디 진수가 발산된다. 특히 기발한 상상력의 끝을 보여준 햄릿의 '칼'에게 진술을 요구하는 장면에서는, 커다란 칼을 뒤집어 쓴 채 등장한 배우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객석은 금세 웃음바다가 됐다.
화려한 조명 아래 짙은 분장을 하고 남의 인생을 대신 사는 배우들의 분장실 풍경. 오가는 투박한 전라도 사투리 속에 진하게 묻어나는 애환은 소박함 그 자체다. 햄릿처럼 '죽느냐 사느냐'가 아닌 '자장면이냐 짬뽕이냐'를 두고 고민하는 진짜 모습을 만나게 된다.
'리턴 투 햄릿'을 통해 유쾌한 웃음과 진한 감동이 뒤범벅 된 그야말로 '남다른' 햄릿을 만날 수 있다. 내년 4월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한다. 티켓은 3만~5만원, (02)766-6007.
◇출연: 김원해 양진석 박준서 김지성 이지용 장현석 김대령 김지영 박찬서 이엘 서주환 조복래 강유나 한서진 김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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