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쥐덫···관객과 끊임없는 두뇌 싸움
1952년 런던에서 초연한 이래로 59년째 44개국 나라에서 23만회 이상 공연되고 있는 '쥐덫'은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공연된 작품으로 기네스 기록까지 보유하고 있다. 올 겨울, 전 세계의 관객들에게 러브콜을 받아온 명성을 대학로에서 확인 할 수 있게 됐다.
폭설로 교통이 마비된 어느 겨울날 런던에서 1시간쯤 떨어진 도시의 한 펜션을 배경으로 한다. 때마침 런던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라디오에서 밝혀진 용의자의 생김새가 펜션 남자 주인과 비슷하다. 사건해결을 위해 방문한 형사의 추측대로 펜션 손님 중 한명이 살해되고 세 번째 피살자는 누구인가 하는 공포가 무대와 객석을 사로잡는다. 서로에 대한 의심과 추측이 쌓여가는 중 사건은 예상을 뒤엎는 방법으로 해결된다.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의 아늑함이 무대와 객석 모두의 집중력을 요하는 이번 작품과 잘 어울린다. 연기파 배우들의 치밀한 연기와 미세한 움직임은 객석에 고스란히 전해지며, 관객들은 마치 스릴 넘치는 추리게임을 한 판 벌이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서울시극단이 '청소년을 위한 연극시리즈'로 기획한 이번 작품은 원작의 명성을 완성도 있게 그려내 기성세대까지 누구나 흥미롭게 즐길 만하다.
◆오피스 뮤지컬 '막돼먹은 영애씨'··· 솔직하고 화끈한 직장인 이야기
노래가 흐르자 터지는 웃음을 참을 길이 없다. 리얼다큐 드라마를 표방한 동명 원작 드라마를 '오피스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막돼먹은 영애씨'는 직장인들의 고충과 사무실 내 에피소드를 속 시원하게 다뤘다. 직장 상사에 대한 불만, 동료 간에 시기 질투와 그 속에서 싹트는 동료애, 사내커플의 연애방식 등을 솔직하고 직설적인 방법으로 풀어낸다. 직장인들은 허벅지를 치며 "바로 내 이야기"라는 공감을 살만 하다.
빠른 전개에도 배우들 간에 받아치는 호흡은 척척 맞아 떨어진다. 애드리브인지 설정인지 모를 자연스러운 연기와 순식간에 옷을 바꿔입어가며 나타났다 사라지는 멀티맨의 쇼에 객석은 빵빵 터진다. 올 연말 송년회에 직장 상사, 동료들과 함께 즐겨보면 어떨까?
◆연극 '레미제라블'···60명 출연진의 끈끈함 돋보여
7세의 아역 배우부터 70대 배우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출연진 60여명이 한 무대에 섰다. 대형 뮤지컬 못지않은 20회 이상의 무대전환과 프랑스대혁명 당시의 도시 분위기를 옮겨놓은 듯한 무대, 5곡의 아름다운 노래 등을 통해 풍부한 예술 요소들을 총체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일부 소리가 작아 대사 전달력이 떨어지기도 했고 무대전환의 부자연스러움이 있었지만, 전 세대 배우들이 함께 했다는 끈끈함이 작품 속에 묻어나 감동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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