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는 많은데 기자와 집주인만 전화해요"

머니투데이 최윤아 기자 | 2011.12.08 16:27

[부글거리는 '강남 재건축'(2) - 르포]투기과열지구 해제된 강남3구 재건축시장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2단지 상가. 10여개의 부동산 중개업소 모두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져 있다. ⓒ최윤아 기자
"오늘 전화는 많이 받았는데 언론사 기자나 팔겠다는 집주인뿐이에요."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A중개업소.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 벨소리에도 중개업소 대표 김모씨의 표정이 밝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언론을 통해 강남 재건축 규제 완화 소식을 접한 매물 보유자들이 연방 매도 타이밍을 묻는 전화를 걸어오고 있지만 정작 사겠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기 때문.

김 대표는 "어제 발표된 대책이 이번 정부들어 가장 '끗발'있는 대책인 건 분명하지만 경기가 워낙 죽어있어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대출규제가 안풀린 상황에서 새로 재건축에 투자하려면 갖고 있던 집을 팔아야 하는데 부동산경기가 침체돼 도무지 팔리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 아니겠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12.7대책 발표 전보다 오히려 매수세가 더 꺾이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중개업자도 있었다. B중개업소 대표는 "호재가 나왔으니 매도자는 호가를 2000만∼3000만원 높이는 반면 매수자는 다시 저점을 기다린다"며 "매도자와 매수자가 엇갈리면서 값싼 급매물이 많이 나왔던 지난주보다 계약을 체결하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개포주공단지들은 일제히 매도 호가가 올랐다.

이번 대책으로 강남3구(강남·송파·서초)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서 조합원 지위양도·전매제한 완화 등 거래 활성화에 호재로 인식되는 정책이 발표됐지만 현지 분위기는 냉랭했다. 전매제한이 2∼3년 단축돼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세력을 사실상 정부가 용인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일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투자자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C중개업소 대표는 "시세차익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10억원 안팎의 자금을 최소 5년간 묶어둬야 하기 때문에 쉽게 들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날 종 상향 신청이 통과된 송파 가락시영아파트도 비슷했다. 종 상향이 통과되면서 주택형별 가구수, 소형주택 의무비율, 임대주택 물량 등 추가 조정이 필요해진 만큼 또 한번의 '진통'이 예상돼서다.

C중개업소는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바뀌면서 기존에 정했던 소형주택 의무비율· 조합원 입주 주택형·층 등을 다시 조정해야 할 것 같다"며 "사업 추진 시기가 다소 늦어질 게 예상돼 팔겠다는 사람은 있어도 사겠다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중개업소를 방문한 가락시영 매물(42.9㎡) 보유자 D씨는 "정부가 이렇게 규제를 완화해 준다는 것은 경기가 그만큼 안좋다는 방증이 아니겠냐"며 "호재가 있어 혹시나 팔 수 있을까하고 와봤는데 허탕치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2. 2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
  3. 3 "명장 모셔놓고 칼질 셔틀만" 흑백요리사, '명장·명인' 폄하 논란
  4. 4 티아라 지연·황재균 이혼 인정…"성격 차이로 별거 끝에 합의"
  5. 5 "국민 세금으로 '불륜 공무원 커플' 해외여행" 전남도청에 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