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잡는다는 도시형생활주택은 만능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1.12.10 05:12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 '반토막<1>]2000년 이후 최저치


- 내년 15만가구대로 급감…서울 등 전세난 심화 예상
- 국토부 "총 공급량 증가해 전·월세 안정" 안이한 전망
- 전문가 "도시형생활주택, 아파트 대체 어려워" 우려


"국토부 공무원들 33㎡(10평)짜리 집에 직접 들어가 보기나 했을까요? 신혼부부가 살기도 빠듯한데 저희처럼 애 둘 있는 4인 가족이 살기기엔 너무 비좁죠. 누울 공간도 없어요. 내년 3월이 전세계약 만기인데 벌써부터 답답합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거주, 회사원 A씨(40))

"몇 달이면 뚝딱 짓는 소형 토막주택만 믿고 전·월세시장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다니…. 시간지나면 정부 통계가 꼼수라는 게 자연스럽게 판명날 겁니다." (부동산전문가 B씨)

최근 국토해양부가 내년 도시형생활주택 등의 입주 증가로 주택 총 공급량이 올해보다 늘어 전·월세 시장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데 대해 시장의 불신·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대다수 주택 수요자가 선호하는 아파트 입주물량이 지난 2000년 이후 최소치로 줄어 전셋값 상승, 집값 불안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것이다.

주택면적, 임대유형 등을 고려할 때 아파트와 도시형생활주택 수요가 확연히 구분되는 만큼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도시형생활주택 증가분이 아파트 감소분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 예년의 '반토막'
민간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선호도가 가장 높은 아파트의 내년 한해 입주 물량은 지난 2000년 이후 최소치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15만8498가구로 올해(21만363가구)보다 5만가구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닥터아파트 집계에서도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16만7558가구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조사에서도 2012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17만가구에 머물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10만가구대로 떨어진 것은 정보업체들의 통계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평균 30만가구 안팎이던 예년과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한 물량이다.

아파트 입주 물량만 놓고 보면 국토부 조사치도 큰 차이가 없다. 최근 국토부가 발표한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2만가구 줄어든 18만3000가구.

하지만 국토부는 도시형생활주택을 비롯한 다세대·다가구주택이 약 4만가구(13만2000가구→17만1000가구) 늘어 전체 입주량은 오히려 2010년(34만7000가구)과 2011년(33만5000가구)보다 많은 총 35만4000가구에 달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주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오피스텔 건축허가 면적이 올 10월까지 127만1000㎡로, 지난해 전체(68만9000㎡)보다 배 이상 급증한 만큼 전·월세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도 내놨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기간에 입주가 가능한 도시형생활주택이 속속 준공되면 내년 전·월세시장은 올해보다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가 공개한 아파트와 다세대·다가구 등 주택 총 공급물량

◇"도시형생활주택, 아파트 대체 어렵다…수급불균형 가능성 커"
대부분 전문가들은 국토부의 전망과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아파트와 면적, 임대수요 등이 확연히 달라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분의 완충작용을 하기 쉽지 않다는 풀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장은 "최근 건립된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원룸을 살펴보면 33㎡ 미만의 소형주택이 대부분"이라며 "독신자 등 1인가구나 신혼부부라면 몰라도 아파트 전세수요인 3∼4인 가족 수요를 흡수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파트 전세수요가 도시형생활주택 월세수요로 전환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도시형생활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임대물량 대부분이 월세 조건으로 나올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선 '월세=버리는 돈'이라는 인식이 강해 아파트 전세수요가 도시형생활주택 월세로 옮겨가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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