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재송신'교섭 실패 책임론 대두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11.11.28 16:41

'종편 출범'에는 '토끼'-3년 분쟁에는 '거북이'…주무부처 제역할 다했나

400만명의 디지털 케이블 가입자들이 예고도 없이 하루아침에 디지털 지상파 HD방송을 못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귀책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업체간 '재송신 대가'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것은 지난 2007년부터다.

이후 올해까지 양측이 지리한 법정 분쟁을 거듭해오는 동안 사실상 방통위는 팔짱만 끼고 있었던 셈.

지상파-케이블 방송간 분쟁이 거듭되면서 지난해 10월 방통위가 제도개선을 위한 전담반을 구성하면서 올해 1월까지 제도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그나마 의견절충 실패로 무산됐다.

올 상반기에도 재송신료 분쟁으로 스카이라이프 수도권가입자들에게 대한 MBC, SBS의 HD방송 송출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지만 이후에도 재송신문제에 대한 근본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올해 8월에는 방통위가 지상파-케이블간 재송신료 대가산정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실무 협의에 돌입했으나, 결국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그동안 '사업자간 자율협상이 원칙'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해왔던 방통위가 다급하게 중재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은 이달 들어서다.

케이블 종합유선사업자(MSO)들이 디지털지상파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던 것. 지상파 3사가 CJ헬로비전를 상대로 제기한 간접강제 신청이 지난달 28일 법원에 의해 전격 인용되면서 하루에 배상금이 1억5000만원씩 불어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게 그 이유다.

방통위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양진영에 협상을 조속히 타결할 것을 권고하는 한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까지 나서 21일, 22일 양일간 지상파, 케이블 사장단을 만나기도 했다.

국민들의 시청권이 위협받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갈 경우, 모든 법적·행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지만, 방통위의 이같은 일련의 권고조치가 향후 비난을 우려한 '면피용'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케이블업계가 디지털지상파 방송 송출 중단을 결심한 최대 현안인 '간접강제 이행 조건'에 대해서는 지상파 방송사들에게 "최대한 유연한 입장을 취해달라"는 애매모호한 권고만을 지속해왔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논란이 많았던 종합편성 채널 출범은 속전속결식으로 진행해왔던 것과 비교해 방송계 최대현안에 대해서는 주무부처로서의 제 역할을 팽개쳤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됐다.

한편, 방통위는 이날 방송중단 사태를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모레 개최될 전체회의에서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방소상에 대해 시청자 이익 저해행위에 따른 시정명령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양측간 재송신 협상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 중재에도 나선다는 입장이다.


[지상파-케이블 분쟁 일지]
1995년
종합유선방송 출범

2007년
MBC-CJ헬로비전 등 케이블TV 3사 콘텐츠료 협상 개시


2008년
지상파-IPTV 가입자당 280원 과금 협상 타결. 지상파-케이블 협상 결렬

2009년
-9월 지상파3사, CJ헬로비전에 재송신 금지 가처분 소송(1심 기각)
-11월 지상파3사, 티브로드 등 5대 케이블TV에 재송신 금지 민사본안 소송

2010년
-1월 지상파3사, CJ헬로비전 가처분 소송 항고
-9월 법원, 민사본안 지상파 저작권 인정. 간접강제 불인정(지상파 케이블 각각 항소)
-10월 방통위, 제도개선 전담반 구성 운영 결정

2011년
-3월 MBC, 4월13일부터 KT스카이라이프에 수도권 HD 송출 중단 통보

-4월 MBC·스카이라이프 재송신료 협상 타결 SBS, 스카이라이프 수도권 HD방송 중단

-6월 법원, CJ헬로비전 신규 디지털 가입자 지상파 송출 중단 판결
SBS-스카이라이프 재송신료 협상 타결 및 방송 재개

-7월 법원, 민사본안 2심 기각(지상파 대법원 상고)
지상파 CJ헬로비전에 간접강제 신청

-8월 방통위, 지상파 재송신 협의체 가동.

-10월 법원, CJ헬로비전에 대한 지상파 간접강제 신청 수용

-11월 케이블 "협상결렬시 24일 낮12시부터 지상파 디지털신호 송출 중단"
방통위 지상파 재송신 협의체 협상 최종 결렬
28일 정오 케이블업계 HD 방송 송출 전면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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