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디자이너가 해외 유학파와 함께 일하게 된 사연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1.11.29 07:35

[열린 채용, 새로운 한국]<중> 고용노동부, 고졸취업 지원 '맞춤형 프로그램' 활성화

↑ 고용노동부 서울북부센터가 서울 중랑구 송곡고등학교에서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고용노동부)
# 1.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세그루패션디자인고등학교 의상학과 3학년 김민서(가명, 19세)양은 올해 초 일찌감치 취업하기로 맘먹었다. 하지만 취업할만한 회사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더욱이 내성적인 성격 탓에 취업 준비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 김 양에게 고용노동부가 희망의 손길을 내밀었다. 고용부 서울북부고용센터 관계자들이 지난 3월 특성화고인 김 양의 학교를 방문, 고졸 예정자를 대상으로 취업 현황을 파악하고 전공과 관련된 기업들의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 김 양은 센터를 통해 유명 의류기업인 일성레포츠를 알게 됐고, 차근차근 취업을 준비했다. 센터는 자기소개서부터 모의면접까지, 김 양의 취업지도 선생님 역할을 톡톡히 했다.

3개월 간 준비 끝에 김 양은 졸업을 한 학기 앞둔 상태에서 취업에 성공했다. 김 양은 현재 디자인팀에서 쟁쟁한 해외 유학파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김 양은 내년엔 서울전문학교(학점은행제) 패션학부에 들어갈 계획이다. 실무중심교육으로 주말에 편성된 학제라 회사 일을 하면서 공부하기에 어려움이 없다.

# 2. 올해 송곡관광고등학교(서울 중랑구) 호텔비지니스과 졸업반인 방은미(가명, 19세)양은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진학과 취업을 놓고 고민했다. 성적은 우수했지만 가정 형편 탓에 일찌감치 취업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관광특성화고인 이 학교 출신들이 갈 만한 기업이 별로 없어서다.

우연한 기회에 방양 사정을 알게 된 고용노동부는 수소문 끝에 서울 강남에 있는 프리마호텔이 고졸 사원을 필요로 한다는 정보를 입수, 이 학교와 업무협약(MOU) 체결을 추진했다. 프리마호텔은 결국 지난 4월 고용노동부, 송곡관광고와 MOU를 맺고 올해 이 학교 졸업생 20명을 채용키로 했다. 덕분에 방양은 서류전형과 두 차례 면접을 거쳐 지난 9월 최종 합격했다.

↑ 채정오 고용부 서울북부센터 팀장이 서울의 한 특성화고에서 취업관련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고용노동부)
고용부가 추진 중인 고졸 취업 지원 정책 중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특히 강북구와 노원구, 도봉구, 성북구, 중랑구 등을 관할하는 서울북부고용센터의 고졸 맞춤형 취업지원 서비스인 'Wing-1829'가 관련 학교와 학생은 물론 고용부 안팎에서 각광받고 있다.

'Wing-1829'는 18세부터 29세까지 청년층이 고용센터와 학교를 양 날개로 취업을 향해 날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으로, 취업 후엔 직장과 대학을 날개로 더 큰 꿈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센터는 학교 방문과 간담회 등을 통해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제도의 성공요인은 뭘까. 센터는 먼저 기업체를 일일이 방문하고 간담회를 주선하는 등 고졸 채용 수요를 파악했다. 그 결과 올해 19개 기업체에서 585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 관내 9개 특성화고에 이를 알리고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찾아다녔다.

↑ 고용노동부가 서울의 한 특성화고등학교에서 근로기준법 등 취업 관련 특강을 하고 있다.(사진: 고용노동부)
고3이 됐지만 진학을 할 지 취업을 할지 결정 못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과 면담을 진행해 취업 희망 인원을 대폭 늘렸다. 센터가 올해 이들 학교 학생 252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할 때만 해도 취업희망자는 652명에 불과했지만, 센터의 노력에 힘입어 8개월 후인 11월 초엔 1167명으로 80%나 늘었다. 이들 학교 중 6개가 9개의 기업체와 채용 협약을 맺었다.

지난 6월13∼14일 이틀 간 실시한 기업 설명회엔 8개 학교에서 2560명이 참가했다. 참여업체는 진영지엔티 등 80개에 이르렀다. 센터는 이처럼 맞춤형 특강과 각종 취업 행사를 실시해 올 들어 현재까지 458명의 고등학생들을 취업 시켰다. 올해 말까지 더 많은 학생이 취업할 것으로 보인다.

서호원 고용부 서울북부고용센터 소장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지, 진로를 정하지 못한 고3 학생들에게 채용시장 동향을 수시로 제공했더니, 취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은 고용부를 통해 취업 정보를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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