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매 키우는 여성가장, 금감원 만났더니…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11.11.26 09:32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부채클리닉]이달까지 21회, 4180여명에게 '맞춤형 상담'

3년 전 이혼하고 중학생 남매 둘을 키우는 40대 여성 A씨. 연소득은 2000만원이 채 안 된다. 홀로 아이들을 키우는 게 버거워 몇 년 전 저축은행 대출을 받았다. 얼마 전 직장에 문제가 생겨 월급이 제대로 안 나왔다. 연체가 걱정돼 4군데 대부업체에서 연 30% 넘는 고금리 대출을 4개월 전 또 받았다. 어느덧 빚은 1000만원으로 불어났고 매달 수십만원 넘는 이자는 그녀에게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맞춤형 서민금융상담은 A씨에게 희망의 빛을 안겼다. 연체가 없고 소득대비 부채비율(DTI)에 문제가 없어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제공하는 연 10% 초반 금리의 바꿔드림론 대상이 된 것이다. 당장은 안되지만 2달만 지나면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는 생각에 A씨는 생활고를 버틸 소중한 힘을 얻었다.

금감원은 올해부터 매월 정례화한 서민금융상담회를 내년부터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지난 2009년11월 서울에서 시범 실시한 이래 이달까지 총 21회를 개최해 4180여명의 서민들이 상담을 받았다.

특히 올해는 상대적으로 금융정보가 부족한 지방 중소도시와 군부대 등으로 상담 장소를 확대 실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내년에도 금융정보 접근이 어려운 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맞춤형 서민금융상담을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다.
↑ 권혁세 금감원장이 지난 10월27일 금감원 2층 강당에서 열린 맞춤형 서민금융상담회에 상담원으로 참석해 신청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행사장에서는 금감원이 어려움에 처한 서민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마워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저 말씀을 듣기만 했을 뿐인데도 고맙다는 인사를 연발하시는 분들을 보면 자긍심과 함께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고 말했다.


물론 금융채무불이행자 등 신용상태가 안 좋은 일부 참석자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서민금융지원제도는 복지제도와 달리 상환을 전제로 하는 금융행위를 지원하는 것이어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서민들이 신용관리의 중요성과 부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도록 유도해나갈 것"이라며 "내년에도 서민들에게 보다 더 도움이 되는 행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오는 12월9일 광주광역시 광주은행 본점에서 열리는 서민금융상담회를 끝으로 올해 관련 행사를 모두 마친다. 혹한기인 내년 1월을 쉬고 2012년2월부터 새롭게 맞춤형 서민금융상담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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