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탕집 대박비결이 '골프'?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 2011.12.11 09:58

[머니위크]창업트렌드/목적형 매장에 주목하라

부동산 투자 가치가 흔들리면서 창업시장의 통설도 깨지고 있다. 재테크 목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원금 회수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바닥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해 손해를 보는 창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렇듯 입지 선정부터 어려워져 목적형 업종에 관심을 두는 창업자가 늘고 있다. 상권과 입지에 상관없이 매장을 찾는 고객을 겨냥하는 '목적형 창업'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명품을 반값에 판매하는 매장은 위치를 불문하고 방문하는 고객이 있다. 목적형 업종은 고가의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가격파괴’와 ‘희소가치’로 어필하고 있다. 품질 높은 음식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가격파괴형 음식점은 대표적인 목적형 업종이다.



◆ 상권과 입지에 구애받지 않으려면…

샤브샤브 전문점인 채선당(www.chaesundang.co.kr) 서현점은 개점한지 1년 5개월 만에 전국 219개 가맹점 중 10%안에 진입하며 2010년 베스트 가맹점에도 선정된 바 있는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창업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채선당 서현점의 경우 불리한 입지조건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맞춤전략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였기에 더욱 주목할 만한 성공 케이스.

서현점 정준영(36) 점주는 프랜차이즈 외식 창업을 결심하고 샤브샤브 전문점인 채선당을 선택하기까지 많은 시간 공을 들였다. 젊은 사람들도 샤브샤브를 좋아할 것이라 생각해 일부러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 상권을 고집했다.

정 점주는 “불리한 입지를 극복하기 위해서 홍보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담당 슈퍼바이저의 조언을 듣고 본사 차원의 프로모션 외에 우리 매장만의 맞춤전략을 만들어 실행했다”며 “방문고객의 명함을 받아 모바일로 이벤트 내용을 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분당지역에 맞는 맞춤형 홍보전략을 짜내 비용과 효과를 분석한 후 쿠폰북, 지역신문, 맛집정보 사이트 등 적합한 매체를 활용한 광고에도 힘썼다.

꾸준한 마케팅으로 채선당 서현점은 차츰 안정권에 올라섰다. 한번 탄력이 붙자 잘 되는 달은 손익분기점 두 배 가까운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 홍보의 관건은 '정확한 타게팅'

소문난 맛집 역시 목적형 매장으로 손색이 없다. 여주 인터체인지에서 50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65평 규모 설렁탕전문점(한촌설렁탕 여주점, www.hanchon.kr)의 경우 맛집으로 소문나서 입지의 불리함을 보기 좋게 극복했다.

매장 앞 유동인구는 전혀 없지만, 수도권에서 여주시를 방문하는 골프장 이용객이나 일반인을 상대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매출은 월 평균 9000만원 가량.

6년 전 매장을 연 장동목(54) 씨는 여주 인터체인지 부근에 있는 여주아울렛과 CJ, 신세계, 보광휘닉스파크, 임광토건 등 대기업의 골프장 22곳에 주목했다.

골프장을 찾는 고객이라면 편리한 주차시설과 운동 후 뱃속이 든든해지는 음식을 찾게 마련이라고 생각했다. 골프가 취미였던 장 씨의 경험에서 나온 착안이었다.

입지 조건이 나쁜 곳에서 성공할 방법은 맛집이 되는 것이었다. 장씨는 서울에서 맛집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30년 전통의 설렁탕 맛집을 재현하기로 했다. 오랫동안 본사 사장을 설득한 결과 매장을 오픈할 수 있었다.


“본사에서 입지조건을 꼼꼼하게 확인하기 때문에 가맹 개설이 어려웠는데 맛집으로 승부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설득했습니다.”

장 씨의 전략은 주효했다. 오픈 초기 1년 간 매출은 낮았다. 여주 인터체인지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매장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찾아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하지만 음식 맛에 반해서 매장을 재방문하는 고객이 하나 둘씩 늘었고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장 씨가 현재 입점지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100평 규모의 넓은 주차장. 자동차로 이동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넓은 주차장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장 씨가 고안한 마케팅도 골퍼들의 재방문을 유도했다. 스코어 카드를 지참하고 매장을 찾아온 고객의 점수에 따라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 것. 홀인원을 기록한 고객에게는 설렁탕을 무료 제공하고, 버디는 20% 할인, 이글은 30% 할인, 첫 싱글을 경험한 고객에게는 50% 할인된 가격에 음식을 판매했다.

한촌설렁탕 여주점의 설렁탕 판매 비중은 전체매출의 70%를 차지한다. 나머지 30% 매출은 전골, 김치전, 파전 등의 부가 메뉴에서 나온다. 장 씨는 동절기에는 오전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하절기에는 골프 티오프 시간에 맞춰 새벽 4시 반에 오픈한 후 저녁 8시 반에 문을 닫는다.



◆ 학원도 입지보다 커리큘럼이 좌우

학원사업도 상권과 입지 조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원은 대부분 특정한 위치에 몰려 있다. 특히 주부의 동선에 맞춰야 한다. 은행과 쇼핑몰 등이 몰려 있는 대단지 아파트의 중심 상가 근처나 단지 내 상가가 학원 입지 최상의 조건이다.

하지만 이런 조건과 상관없이 학원 영업을 펼치려면 커리큘럼이 뛰어나고, 담당교사에 대한 평판이 높아야 한다.

경남 창원과 마산의 한 시골 마을에서 160평 규모 유아교육센터에서 공부하는 유아는 총 100명 이상. 서울의 유수 상권에서 운영되는 학원에 비해서도 원생수가 많은 편이다. 유아의 부모 연령인 30~40대보다는 60~70대 노인이 거주하는 시골이어서 이 교육센터의 성공은 의외다.

교육센터를 운영하는 이순옥(52) 원장(로렌츠창원교육센터, www.cesmedia.co.kr)은 교육 프로그램과 교사을 믿고 멀리서도 아이를 맡기기 때문에 호황을 누린다고 말한다.

이 원장은 교육센터 운영과 함께 전국어린이연합회 부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전국에서 유명한 교육 프로그램을 자주 접하고 있다. 따라서 각 시도에서 교육효과가 입증된 유아 교재와 관련 프로그램 정보를 꾸준히 입수해 자신의 교육센터에 반영하고 있다.

현재 로렌츠창원교육센터의 프로그램과 교구는 2010년 초에 도입한 것. 아이들의 창의력 발달에 도움을 주고 무엇보다 인체에 무해한 블록 등을 제공해 학부모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이 원장은 한 해에도 몇 가지씩 효과가 검증된 교구와 교재를 도입하고 있다.

이 원장은 "선생님들이 스스로 경험하고 실행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며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고 거기에 대한 결과만 요구하면 직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없어지고 업무 능력도 향상되지 않는다"고 운영원칙을 밝혔다.

창업전문가들은 "목적형 고객은 끊임없이 단골을 불러 모으는 만큼 성공의 척도가 될 수도 있다"며 "이들에 대한 서비스는 한번 실패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속성이 있어 높은 관심과 집중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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