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도…케이블서 지상파고화질 못본다고?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11.11.24 09:29

재송신 협상 결렬…24일 낮12시부터 케이블 지상파디지털 신호 중단

재송신을 둘러싼 케이블TV와 지상파방송사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1500만 케이블 가입자들이 고화질의 지상파 방송을 보지 못하는 사태를 맞게 됐다.

24일 오전까지도 양측이 타협을 못 볼 경우 케이블업계(유선방송사업자·SO)는 지상파 디지털신호 송출을 중단할 예정이다.

◇재송신협의체 지상파-케이블 '팽팽'…협상결렬

방송통신위원회와 KBS2·MBC·SBS 등 지상파 3사, 케이블업계는 지난 23일 방통위 회의실에서 밤 11시까지 지상파 재송신 협의체 관련 마지막 협상을 벌였다. 방통위가 난시청 비율, 지상파 시청 점유율 등 10여개 항목을 고려한 재송신 대가 산정 중재안을 지상파·케이블에 제시하며 설득에 나섰지만 양측은 막판까지도 평행선을 달렸다.

지상파측은 일반화질(SD) 가입자와 고화질(HD) 가입자 중 SD 가입자에 대해서만 CPS(가입자당 요금)를 낮춰주는 방안을 내세웠지만 SO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SO도 지상파에 광고 기여분에 대한 송출 대가를 요구하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오후 3시30분에 시작된 양측 실무진 회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저녁 늦게 케이블업계 사장단이 회의에 참석했지만 지상파측은 대표 사장단이 불참하는 등 강경 자세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로 지상파 고화질 못봐

협의체 기한 시점인 이날 최종 협상결렬로 당장 케이블 가입 가구는 지상파방송을 고화질의 디지털로 볼 수 없게 됐다.

케이블업계는 협상 결렬시 24일 낮12시부터 SBS, MBC, KBS2 3개 지상파방송 채널의 디지털신호(8VSB) 송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렇게 되면 케이블 디지털 가입자는 아날로그 가입자의 2배에 달하는 비싼 이용료를 내고도 화질이 떨어지는 SD급 아날로그 채널로 지상파 방송을 봐야한다. 전체 케이블 가입 가구 중 400만은 디지털 가입자다.

뿐만 아니다. 케이블 아날로그 가입자라 하더라도 디지털TV를 보유하면서 디지털 방송을 봐왔던 시청자들도 더 이상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볼 수 없다.

디지털케이블 가입자가 당장 지상파를 보려면 별도로 지상파 수신용 안테나를 설치하거나 케이블TV를 해지하고 IPTV·위성방송에 재가입해야 한다.

◇방통위, 시청자 보호 어쩌나…

케이블TV방송사들은 이날 일제히 지상파 디지털 재송신 중단에 따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이날 조간에 지상파 재송신 중단에 따른 안내문을 게재하고 관련 내용의 방송 자막고지도 준비 중이다.

주무부처인 방통위도 뒤늦게 시청자 피해 대책을 마련하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방통위는 "공식적으로 '협상 결렬'은 아니다"라며 "오늘 오전에라도 타결될 여지가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오전 내 얼마나 의견을 좁힐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협상종료일을 앞둔 이틀간 지상파, 케이블 사장단을 직접 만나 협상타결을 주문했지만 이 역시 변수가 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양측의 의견 차가 커 서로 전향적 자세를 보이지 않는 한 타결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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