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한방향 강세 끝났다..위안화 파는 외인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11.11.22 11:02
중국의 외환거래가 지난 10월에 2007년 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순유출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글로벌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와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 하락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몇 달간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유럽 채무위기로 자금난에 직면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펀드를 환매하면서 중국으로 유입되는 외환 규모는 감소해왔다.

WSJ은 여기에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절상될 것이란 기대감마저 급격히 낮아지면서 외국인 자본이 중국을 빠져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절상 기대감은 중국으로 투기적 자본을 유인하는 강력한 동인이 되어 왔다.

중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최근 위안화 가치가 양방향으로 변동되기를 원한다고 밝혀 투자자들의 일방적인 절상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 위안화는 꾸준히 절상돼 확실한 투자로 여겨졌던 만큼 이같은 중국 정치 지도자들의 입장은 투자자들이 중국 위안화를 계속 보유하고 있을만한 유인이 크게 감소시키는 것이다.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수출 증가세가 낮아지면서 축소되고 있어 중국의 위안화가 저평가됐다는 논리도 약화시키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중국 전체 은행시스템에서 이뤄지는 외환 거래를 집계한 결과 10월에는 248억9000만위안(39억1000만달러)이 외환으로 순매도된 것으로 나타났다. 9월에는 2473억위안이 순매수되며 외환이 유입된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무역흑자로 중국에 유입된 외환을 제외하면 1323억9000만위안의 외환이 10월에 중국을 빠져 나갔다는 계산이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위 송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자산시장의 약세,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감 하락 등도 외국인들이 중국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송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관점에서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일시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몇 개월간 중국 경제가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외환 유출입 동향이 바뀔 수 있으며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절하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왕치산 국무원 부총리는 지난 주말 후베이성 이창시에서 열린 '지방금융 관계자 좌담회'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암울한 분위기를 강조하듯 글로벌 경제가 장기 정체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불확실성 가운데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글로벌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외화 유동성이 대거 유입되자 이에 따른 부정적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제 외환 흐름이 유출로 돌아선 만큼 은행들의 지급준비율 인하 같은 통화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RBS의 퀴 리 이코노미스트는 "자본이 유입될 때 중국 정부는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불태화(Sterilize) 정책을 사용했다"며 "자금이 유출되면 아마도 약간의 유동성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안화의 일방적 절상 가능성이 흔들리면서 통화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논쟁 구도도 바뀌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어 중국 수출기업들이 특혜를 입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주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최근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말부터 11월초까지 위안화 차익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절하될 것이란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 웹사이트에 게시된 보도문에 따르면 당시 원 총리는 "이러한 상황은 사람이 조작한 것이 아니고 위안화 환율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CCTV는 원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우리는 위안화 환율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양방향으로 위안화 변동성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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