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일 경제블록, FTA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야"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 2011.11.21 18:10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인터뷰]

"한국이 앞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유리하게 체결할 수 있는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입니다"

통상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21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 일본의 세계 경제블록 경쟁과 관련해 "한국은 중국, 일본과 양자간 FTA 협상에서 경제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변 강국이 한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서로 혈안이 돼 있는 역학 구도를 잘 활용하면 최대한 '실속'을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채 원장은 2008년 5월부터 정부의 통상 분야 국내 최대 싱크탱크인 KIEP 수장을 맡았다. 지난 90년 KIEP 책임연구원으로 연구원 생활을 시작해 연구원 설립 이후 첫 내부출신 원장의 자리에 올랐으며 지난 5월 3년간의 임기 만료 후 재선임 됐다.

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부원장 등을 거치면서 정부의 각종 통상관련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한·칠레를 시작으로 한·유럽연합(EU), 한·미 FTA의 정부 연구용역 등을 수행해 자타가 인정하는 통상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채 원장은 "우리는 이미 한·미 FTA를 비롯해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국가와 FTA를 체결하거나 시행하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과의 FTA 협상이 개시되면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내세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TPP 참여국은 9개국으로 우리나라는 이 중 칠레 등 6개국과 FTA를 발효시켰다. 미국과는 우리 국회의 FTA 비준만 남겨놓고 있고 호주와 뉴질랜드와는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럼, 미국과 중국, 일본이 앞 다퉈 세계 경제블록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채 원장은 경제 활성화와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라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답을 내놨다.

그는 "미국 입장에서 거대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동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의 TPP 참여를 통한 경제회복과 정치, 외교, 군사적인 측면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도 장기화된 경제침체와 정치, 외교, 군사적인 측면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 붙였다.

반면 채 원장은 "중국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지적재산권이나 투자, 서비스 부분에서 시장 개방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TPP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채 원장은 한국의 FTA 체결 전략에 대해서도 충고를 잊지 않았다. 정부의 현재 FTA 체결 전략은 그대로 고수하되 체결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채 원장은 "대외적으로 시장 개방이라는 세계적인 추세 속에서 대외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의 FTA 확대는 불가피하다"며 "다만 FTA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의견 수렴을 통해 국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내 보완 대책을 철저히 수립해 FTA 효과가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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