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9부능선' 넘었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11.11.18 15:56

금융당국, 론스타에 단순 매각명령… 하나-론스타, 가격협상 본격화될듯

금융당국이 18일 론스타에 조건없는 단순 매각명령을 내리면서 하나금융지주외환은행 인수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론스타는 금융당국의 매각명령에 따라 기존 매매계약을 토대로 하나금융에 외환은행 보유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1년 전인 지난 해 11월 말 외환은행 매매계약(주당 1만4250원, 총 4조6888억원)을 체결했다. 하지만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 3월 대법원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론스타에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다.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은 물론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판단을 보류하면서 매각 작업은 기나긴 여정에 접어들었다. 하나금융은 이후 지난 7월 론스타와 협상을 통해 계약기간을 6개월 늘려 계약(주당 1만3390원, 총 4조4059억원)을 연장했다.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매매계약 시한은 이달 말이다.

계약 시한을 앞두고 금융당국의 매각명령 결정이 나오면서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본격적인 가격재협상에 돌입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의 '먹튀'에 대한 국민 여론과 외환은행 주가 하락을 두루 감안해 최대한 가격을 깎겠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 주가는 이날 7870원으로 마감해 양측의 주당 매매가보다 큰 폭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다.

반면, 론스타는 외환은행 본질 가치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을 들어 가격 인하폭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일각에선 매각명령 이행 기간이 은행법상 최장인 6개월로 정해진 만큼 론스타에 다소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론스타가 하나금융 외에 또 다른 원매자를 찾아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론스타가 매각차익 극대화를 위해 하나금융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다른 매수 후보를 찾으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잠재 인수 후보군이 많지 않은 데다 외환은행 주가도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와 가격협상을 마무리하는 대로 변경된 계약조건이 반영된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지난 3분기말 기준 총자산 333조원으로 우리금융지주(372조원)와 KB금융지주(364조원), 신한금융지주(337조원)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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