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전막후 3일…'고심 속' SKT 하이닉스 단독입찰까지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강미선 기자, 이학렬 기자 | 2011.11.10 18:18
SK텔레콤이 우여곡절 끝에 10일 하이닉스 인수 본입찰에 결국 참여했다. 최종 입찰 마감 직전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결과다.

하이닉스 인수에 강한 의욕을 보여왔던 SK텔레콤의 기류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8일 SK그룹이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직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자금유용 및 선물투자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하이닉스 인수계획 자체가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왔던 것.

당시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룹 오너에 대한 검찰수사라는 대형 악재가 터진만큼 최종 결정에 신중해질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굳이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지난 주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하이닉스 인수 후를 대비한 경영전략을 준비 중"이라며 사실상 본입찰 참가를 공식화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같은 기류변화는 SK텔레콤 단독입찰에 따른 특혜시비 등을 우려한 탓도 있지만, 검찰수사로 그룹 수뇌부의 거취가 불투명해진 상황인만큼 중장기 신사업 전략 방향 역시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핵심 경영진들이 입찰 하루 전인 9일 밤 늦도록 본입찰 참여여부를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SK텔레콤 경영진들이 하이닉스 매각 본입찰에 참여키로 내부 가닥을 잡은 건 본입찰 마감일인 9일 오전이다. 당장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손 치더라도 하이닉스 인수 여부를 철회하기에는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장 하이닉스 인수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에는 무리수라는 것.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플랫폼 부문마저 별도로 떼내는 등 하이닉스 인수를 고려한 사업재편에 적극 나서왔다. 여기에는 입찰을 포기할 경우, 또다른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막판 변수는 마감 2시간을 앞두고 이날 오후 3시 소집된 SK텔레콤 이사회 간담회였다. SK텔레콤 경영진의 본입찰 참여안을 두고 사외이사들의 이견들이 속속 나오면서 결국 의견조율을 위한 이사회 전 간담회를 열었던 것.

그룹 오너의 검찰수사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부터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인수금액 적정성를 놓고도 이사들간 의견도 제각각 달랐던 것.

SK텔레콤 이사회 멤버는 최재원 수석 부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김준호 SK텔레콤 코퍼레이트 센터장 등 사내이사 3명과 심달섭, 엄낙용, 임현진, 정재영, 조재호씨 등 사외이사 5명이다.

3시부터 시작된 간담회에서 의견조율이 난항을 겪으면서 SK텔레콤 내부에서는 자칫 입찰참여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한숨도 흘러나왔다.

이사진들의 극적 합의가 이루어진 시각은 결국 입찰서류 제출 마감시간인 오후 5시를 불과 20여분 앞둔 시점이다. 그만큼 SK텔레콤의 고심은 막판까지 깊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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